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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초여름

2016년 여름김치 두번째입니다! 하얀 오이소박이~


2016년 여름김치 두번째, 하얀오이소박이입니다. 

오이는 여름이 대표적인 식재료이지만 철잃은 대표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제철찾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철없이 먹기를 중단한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워낙 좋아하는 식재료라서 계절과 상관없이 먹곤했는데, 여름오이가 얼마나 더 맛있는지를 알게되면서 여름오이를 잘 , 아니 폭?식하면서 챙겨먹고 있습니다. 


6월부터 먹기시작했는데, 당연히 찬으로 요리하거나 하지않고 깨끗하게 씻어 쌈장에 콕 찍어먹도록 항시 밥상에 내놓고 먹습니다. 간식처럼 간간히 꺼내 먹기도 합니다. 당연히 산행에서는 빼먹지않는 여름필수품이기도 합니다. 

여름하면 오이이고 오이가 보이면 지집은 여름입니다. 


오이사랑이 깊어진건,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지만 조선오이, 토종오이를 먹어보곤 반해서 제철꼬박지킴이인 조선오이(토종, 재래종오이) 사러가는 재미, 맛보는 기쁨에 여름나기가 상당히 즐겁습니다. 

6월들어 장날에 맞춰 장을 몇번 가지를 못해서 '조선오이'를 잘 만나질 못했습니다. 간날마다 만나질 못했는데, 직거래장터에서는 노지오이를 한창 팔고 있어서 그덕에 넉넉하게 사다 상큼 시원한 오이맛에 한가득 넘치게 밥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생으로 먹는 맛이 워낙 좋아, 거의 여름철에 따로 요리는 하는 법은 없는데(정말 찬거리가 없다고 판단되는 극단의 상황이 아니고서는) 유독 꼭!하는 요리가 있다면 그건 김치류입니다.

오이가 가장 돋보이는 음식이기에, 여름에는 필수김치에 속하기도 합니다. 


지난 직거래장터에서 넉넉하게 사다가 오이소박이를 담갔습니다. 

하얗게 만들어 새코롬하게 익혀 먹으면, 피클보다 더 맛날뿐만 아니라 국물까지 맛있고, 잃어버린 밥맛도 살려낼만큼 너무 맛있습니다. 또, 아무리 폭삭 익어도 절대 물러지지않기때문에 마지막에 먹는 소박이 하나까지 아삭거립니다. 



아직 먹고있는 총각무깍두기도 있고해서 몇시간 숙성못시키고 냉장고에 그대로 넣어두고 드뎌 어제 꺼내봤습니다. 

오호~~~ 아래쪽 깔려있던 녀석들로 꺼냈는데 노랗게 다 익지는 않았지만 새코롬하니 맛있게 익었습니다. 

꺼내놓기 무섭게 쏴악 비웠습니다.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고, 시원한 맛도 너무 좋습니다. 국물맛도 좋습니다. 담글때 국물을 만들어 넉넉히 부울껄..하는 생각도 마구 스칩니다. 아무튼, 총각무깍두기 먹는속도랑 맞추어서 꺼내 먹으면 될듯합니다. 


고춧가루만 안넣은건데, 보기에도 깔끔하고 상큼시원해 보이죠?  

고춧가루를 넣고 만들어도 그만이지만, 한번쯤 하얗게 담가서 상큼하게 먹어보는 것도 너무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추합니다. 맛있게 챙겨보세요! 



여름이 제철인 오이는 오이제맛을 배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1년연중먹다보면, 식재료들이 하찮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귀중함도 모르고, 소중하게 여길줄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섬세한 제철이 주는 귀한맛을 구별하지도 못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오이'맛을 섬세하게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오이에서 짠맛, 단맛, 시원한맛, 그런 섬세한 맛이 하나씩 들어옵니다. 희한하죠?

특히나 조선오이(토종오이)는 너무 맛있습니다. 아담하고 작고 똥똥하게 생겼지만 단단한식감도 좋고 오이가 가진 여러가지 맛을 한가득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린오이, 늙은오이가 따로있지않고 여릴때부터 따먹다가 늙혀둔 늦여름 오이도 맛보게 됩니다. 늙은오이를 노각이라고 부르는데, 노각도 조선오이가 으뜸입니다. 


이런 차이를 알게되면 만만하고 하챦아 보이는 오이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고 '오이' 제맛을 주는 '조선오이'를 각별하게 챙겨보려고 하게됩니다. 5일장터에서나 만날수 있습니다. 작고 아담하고 오통통하게 생겼습니다. 꼭! 눈여겨봤다가 여름장터에서 필수품으로 간절하게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여건이 안된다면, 노지오이도 괜찮습니다. 너무 우람하고 큰 오이말고 작으마하고 아담하게 생긴것으로 골라주면 좋습니다. 


우리나라 식재료 전반이 '다량 다수확'에 방점을 맞춰 생산하게 하는 풍토인지라(이렇게 안하면 돈벌이를 못하니 더더욱 여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크기가 우림하고 한번에 많은 열매를 맺게하는 방식으로 정리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식재료들을 조금만 더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우람한 크기와 어여쁜 모양새로 우리들 눈을 유혹하지만 그 속사정은 엉성하기 그지없습니다. 맛이 밍밍하거나, 향을 잃거나 식감을 변화시켜버립니다. 이것은 고스란히 영양적인면에도 부실함을 안겨줍니다. 그건, 너무 짧은기간에 많은열매를 맺거나 우람하게 커야하므로 천천히 영양을 흡수하질 못해 우람한 크기와 많은양에 비해 기형적으로 영양소흡수(과도한 비료)를 한 탓에 이모양이 되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식재료를 구별하는 눈은 단순히 보여지는 것만으로 특히나 '크기나 양'으로 분별해서는 제대로 제맛을 배우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느리고 천천히 커서 아담하고 적은양으로 수확되지만 영양, 맛, 식감에서는 우월한 토종식재료들을 볼줄 아는 눈이 더 필요한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특히나 토종 여름식재료들을 잘 챙겨서 먹으면 좋습니다. 

여름에 먹는 오이맛으로 제철의 귀중함이 어떤것이 배울수 있다면 그것만큼 멋진 여름나기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소중한 여름밥상으로 채워지길 바래봅니다. 




오이는 보통 장마전에 오이지를 담급니다. 그건 오이가 물을 많이 먹으면 장아찌 담그기가 어렵기때문에(물을 많이 머금고 있기때문에) 장마전에 담그라고 많이 권합니다. 저는 한번에 많은양을 사오기가 힘들어서 여짓껏 밀어두고 있는데요. 

필요하신분들은 참조하면 좋을듯 해서 오이요리 몇가지 담습니다. 




작년에 먹었던 여름김치들 입니다. 참조하세요! 







하얀 오이소박이


재료: 노지오이 17개( 작으마한것), 1센치로 썬 부추 크게 두줌반, 양파반개, 배1/4개(중간크기) 

찹쌀풀: 팔팔 끓는 물1컵에 찹쌀물(찹쌀가루1과1/2큰술+물3-4큰술)을 부어끓임. 

절이기: 물6컵에 굵은소금5큰술  

양념: 찹쌀풀 4큰술, 새우젓3큰술, 새우젓국물2큰술, 다진마늘1큰술, 다진생강1작은술, 산머루청3큰술 



하얀 오이소박이는요

일반 오이소박이에 고춧가루를 빼서 하얗게 담근것입니다. 여기에, 특별함이 있다면, 새우젓과 새우젓국물로 간을 맞추었다는거고, 양파와 배가 속재료로 들어가서 시원한맛이 더 좋습니다. 

또, 오이김치를 담글때에는 오이를 뜨거운(소금이 녹을정도의 온도) 소금물에 절여주면 아삭한 식감이 끝까지 있어서 더 맛있게 먹을수 있습니다. 


손질은 오이가시가 있는 부분에 굵은소금을 묻혀 돌려줍니다. 오들토돌한 부분을 정돈해주는 역할도 하고 그부위가 깨끗하게 손질하기가 어려워서 이렇게 손질을 합니다. 양끝 부분을 제거하고 3-4토막내고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넣어줍니다. 대략 1센치가량 남기고 칼집을 넣어주면 됩니다. 


앗! 손질전에 찹쌀풀부터 쑤어놓고 손질시작합니다. 


절이기는 적당한 물량에 굵은소금넣고 소금이 녹을때까지만 끓여주다가 소금이 다녹으면 손질한 오이에 휙 부어주고 20분정도 담가두었다가 그대로 건져 채에 밭쳐놓으면 됩니다. (찬물에 헹구지않습니다.)


속재료는 썰어두기만 했다가 다 절여질때쯤 양념에 섞어두고 채에 담아둔지 얼마되지않아 바로 속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보관통에 담고 반나절 정도 익힌후 냉장보관하면 됩니다. 

노랗게 익으면 맛보면 됩니다.


오이는 날이 가물거나 하면 껍질에서 쓴맛이 납니다. 쓴맛이 강하면 하얀오이소박이에는 안 어울립니다. 그럴땐 빨갛게 담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고춧가루가 나름 중화작용을 할수 있으니깐요. 오이의 쓴맛은 몸에 이롭습니다. 먹기에는 다소 씁니다만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니니 될수 있으면 그대로 참고 먹는것이 좋고, 힘겹다면 껍질을 굵직하게 벗겨 먹으면 됩니다. 

아무튼, 오이맛을 좀 본뒤에 쓴맛이 나거든 하얀오이소박이로는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왜 이런이야기를 하냐면, 남부지방은 비가 좀 왔는데, 중부위 수도권쪽에는 비가 넉넉하게 오질않아서 오이가 쓴맛이 날수 있기때문에 그러하오니 참조하실길)


저는 매주마다, 노지오이를 직거래장터에서 4000원어치씩 사다 쟁여놓고 먹습니다. 

거기다가 산행후 들머리에서 파는 것도 있으면 그것도 2000원어치 사다 놓습니다. 오이가 한가득입니다. 

그래도 일주일이 가기도전에 다 먹어치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오는날 획~ 오이소박이를 담가버렸습니다. 

(안그럼 담글양이 안되서요.) 크기는 작고 아담하게 날씬하게 생겼습니다. 짙은 초록빛이 어여쁘게 물들었구요.

간혹 끝부분이 누런빛깔이 나는 것도 있었구요. 그래도 워낙 맛이 좋아서 감사히 기쁘게 사옵니다. 


(오이가 작고 아담한 크기라서 갯수로 맞추면 양념양이 맞지않을 껩니다. 그래서 오이크기에 맞추어 갯수는 조절하셔야 합니다.) 



모아놓으니 17개정도 되더군요. 굵은소금으로 오돌토돌한 부위를 감싸고 돌려주고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그리고 양끝을 살짝 잘라내고 3-4센치 길이로 3토막을 내었습니다. 길이가 전체적으로 작은 오이들이라서 3토막정도 내야했습니다. 조선오이는 두토막정도 내야할껄요? 


그리곤 몸통안쪽에 칼십자로 칼집을 넣어줍니다. 아래쪽 1센치가량 남기면 됩니다. 


앗! 찹쌀풀은 손질전에 먼저 쑤어놓습니다. 

아주 간단하니깐요. 후다닥 만들어 놓구 식혀줍니다. 물1컵 작은냄비에 붓고 팔팔 끓으면 찹쌀물(찹쌀가루1과1/2큰술에 물 3-4큰술 섞은것)을 쪼로록 부어주며 저어주면 금새 엉기면서 투명한색깔로 걸쭉해집니다. 농도와 색감이 맞으면 불을끄고 그대로 식혀줍니다. 


부추는 토종부추입니다. 초가을까지 여러번 수확하니깐 꼭! 잘 챙겨서 드세요. 

1센치가량 썰어서 크게 두줌반 정도양이면 됩니다. 

양파는 큰것으로 반개정도 준비해 곱게 채썰어 1센치길이로 썰어놓습니다. 



절이기를 준비합니다. 

아삭함을 먹는 끝까지 살리기위해, 냄비에 물6컵을 붓고 굵은소금5큰술을 넣고 끓여줍니다. 팔팔 끓일필요는 없습니다. 굵은소금이 녹는정도의 온도면 딱 좋습니다. 냄비에 소금이 다 녹으면 그대로 손질한 오이에 쏴악 부어줍니다. 

이대로 20분 정도 내비둡니다. 



절이는 시간이 끝나갈 무렵, 준비한 속재료들을 섞어주고 새우젓3큰술, 새우젓국물2큰술, 다진마늘1큰술, 다진생강1작은술, 산머루청3큰술을 넣고 섞습니다. 앗! 배도 곱게 채썰어 넣어줍니다. 그리고 찹쌀풀 4큰술도 넣어줍니다. 

(찹쌀풀은 다 넣으려다 4큰술만 넣었습니다. 참조~)



양념은 미리 만들어 둘필요가 없어요. 물이 너무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러니 오이를 다절인후(20분) 양념과 부재료를 섞어주는 것이 좋아요! 


20분이 지나면, 오이가 숨이 팍 죽어서 아주 잘 휘어집니다. 그럼, 그대로 채반에 바로 담아 둡니다.

(찬물에 헹구지않아도 됩니다.) 



섞어둔 양념을 하나씩 오이속에 넣어줍니다. 쑤욱 넣어주고 모아쥔후 훑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속을 넣은후 담은것과 숙성후 냉장고에 넣어 2-3일 뒤에 꺼내 열어본 것입니다. 

색감이 다르죠? 익은 맛난 냄새도 다릅니다. 아래쪽에는 국물도 자박하게 나왔습니다. 

하여, 맨 아래쪽것들을 꺼내 맛보았습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식감이 아작아작 너무 맛있습니다. 여기에 새코롬한 맛과 시원한 오이맛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 

쭈욱 찢어서 입속으로~~ 

워낙 생오이로 쌈장에 콕 찍어먹는것을 좋아해서 오이로 만든 찬이나 요리는 사실 필요치않지만, 하얀 오이소박이는 너무 특별하네요. 생오이와는 또 다르게 멋스런 맛이 한가득입니다. 



너무 곱게 생겼죠? 이리 고와도 되는겨?

소리도 맛도 너무 좋습니다. 여름밥상을 들썩거리게 합니다. 상큼하고 시원하고 개운한 햐얀 오이소박이!

여름별미김치입니다. 여름에는 꼭 챙겨 드시옵소서~~~




저는 모든 계절을 그 계절나름의 이유로 사랑하지만 유독 여름을 사랑합니다. 푸르른 여름빛깔이 너무 좋기때문입니다. 

무더워지면 질수록 짙어지는 초록빛이 어쩜 이리 멋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은 초록빛깔과 친근해지는일이 어쩌면 그래서 더 필요한거 같습니다. 무슨힘으로 저리 더위와 맞장뜨면서 더 푸르러지는지 그것을 꼭! 배우고 싶게 만듭니다. 거기다가 가을에 수확하는 풍성한 열매들을 여름이 모두 키워냅니다. 그런데도 한번 내색하지않고 생색내지도 않습니다. 가을이 다 그 성과물을 가져가게 묵묵하게 키워줍니다. 

정말 멋지지않습니까! 

우리도 그 누군가에게 요란하지않게 정성껏 키우고 가꾼것들을 모두 나누어 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여름이 그런계절이 된다면 더할나위없는 뜨겁고 알찬 여름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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