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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초봄

고소한 녹두맛에 흠뻑 빠져요! 닭육수 녹두죽~

고소한 녹두맛에 흠뻑 빠지는 닭육수 녹두죽입니다.

얼마전부터 속이 안좋다고 해서 탈난 위장을 달래주려고 만들었습니다. 만만한 녹두꺼내 불려놓고 쌀도 불려놓고 그리고 얼마전 간만에 닭맛보려고 토종닭을 사와 뼈발라내고 남은건 육수로 만들어둔것이 있어서 육수를 어디에 쓸꼬 고민중이였는데, 녹두랑 닭이랑은 찰떡궁합이라 죽끓일때 쓰면 완전 좋겠다싶어 그리했습니다.


닭백숙에 녹두를 넣으면 닭백숙이 몇갑절은 맛있어집니다. 녹두의 고소한 맛이 한층 돋보이고 또 닭맛도 더 맛있어집니다.

식재료간 어울림은 여러가지 측면이 존재하지만, 서로의 맛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면야 그것만큼 훌륭한 궁합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그런지, 얼마전에 '녹두죽'은 이미 소개했지만 '닭육수의 환상적인 궁합'이 주는 맛을 빼뜨릴수 없을듯 하여 글을 남깁니다. 


저는 닭은 토종닭외에는 안먹습니다. 그건 '맛'의 차이때문에 그러합니다. 토종닭이 질기다고 생각하는 보편적인 인식은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그간 몇년간 토종닭을 먹어왔지만 질기다는 느낌자체를 가져본적이 없거니와 살살녹는 부드러운 식감에 반해버렸습니다. 우리가 질기다고 판단하는 건 아마도 '손질'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않습니다. 종종 '노계'를 토종닭으로 판매하거나 요리하기때문에 생긴문제라 여깁니다. 혹여, 여전히 그런 편견에 빠져있다면 얼렁 벗어나길 바래봅니다. 절대! 토종닭은 질기지않습니다. 식감이 아주 부드럽고 풍미가 좋습니다. 


우리나라 한해 사육하는 닭(육계)이 9억마리가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산란계가 6000-8000만마리가 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합니다. 이러니 현재 달걀값과 닭값이 싸니 비싸니 하면서 문제가 끊이지않고 나서고 있습니다. 

사실, 이정도 양이면 닭과 달걀을 정말 '공장에서 찍어 만든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않을듯 싶습니다. 너무 많은양을 너무 짧은기간에 살을 찌우거나  알을 낳아야 하니 이로인해 생기는 문제는 먹는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많은사람들이 즐겨먹는 닭은 사실 닭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왕병아리' 수준(크기)입니다. 그래서 닭먹었다고 이야기하기도 정말 민망할 지경입니다. 이런 사육사정이 있다보니 닭맛이 닝닝하고 맛이 없어서 점점더 요란한 양념맛으로 닭맛을 감추려고 하는듯싶습니다. 양념맛을 다 빼고 '닭맛'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합니다. 우리나라 외식문화가 점점 양념이 강해지는건 이런 주요식재료들의 제맛에 문제가 있는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튼, 더 긴이야기는 따로 해야할 것같구요. 현재 닭과 달걀 생산지 가격과 먹는우리가 치뤄야하는 값의 차이때문에 온통 '가격'에 고민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건 '값'이 아니라 '어떻게 키워지고 있는가'라는 사실입니다. 

지금처럼 닭을 대량 사육하는데 중점을 둘것인가 아니면 제대로 키워내는것에 중점을 둘것인가의 문제라는 겁니다.

또 여기에, 온갖 식품대기업,가공업체들이 달라붙어 생산지에 갑질(윽박과 협박)하면서 생산자목줄을 쥐고 있는 '가공유통구조' 가 있는한 '가격의 요란한 변주'는 절대 멈추지 않을듯 싶습니다. 당연히 닭의 제맛, 달걀의 제맛을 위한 생산은 안드로메다로.


결론은 그러합니다. 제대로된 먹거리를 먹고자 한다면, 천천히 식재료의 성장속도에 맞추어 느리게 더디게 (기다릴줄 아는) 먹을줄 하는 식습관을 필요로합니다. 대량생산은 풍성함을 안겨주지만 그 풍성함속에는 정작 중요한 먹는사람에 대한 배려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빨리 많이' 먹고자하는 식문화는 결국 우리자신과 생산풍토를 망가뜨리는 음식문화일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달걀과 닭 문제는 시한폭탄같습니다. 생산농가도 가공업체도 조만간 불꽃튀는 폭발을 할듯합니다. 이미 진행단계이고 폭발의 수위가 얼마가 될것인가만 남았습니다. 이로인해 파생할 문제는 대단히 클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어떻게 먹을것인가'가 결국 '어떻게 키워지고 있는가'라는 근본문제를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를통해 값의 높낮이에만 목소리 높일것이 아니라, 생산풍토에 대한 통렬한 들여보기가 되길 바랄뿐입니다.  



속이 안좋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만들어낸 것입니다.  속을 가장 편하게 해줄수 있는 '죽'이 만만하니깐요.

아시다시피, 제 음식은 부재료를 듬뿍넣고 만듭니다. 당연히 녹두 듬뿍 넣고 만들었습니다. (아니, 쌀보다 더많이 넣었습니다.)

녹두2컵, 쌀2컵 이리 불렸는데, 녹두가 부풀어지는(불려지는) 양이 커서인지 훨씬 더 많더만요. 


녹두가 많으니 당연히 그 고소함은 이루 말할수 없습니다. 혀끝에 살살 녹아 없어지는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끝내줍니다.

여기에, 토종닭 진하게 우려낸 국물과 닭살을 곁들였더니 이건, 뭐 고소함의 극치입니다. 



제가 녹두죽은 매년 끓여먹지만 닭육수넣고 끓여먹는 녹두죽이 최고!입니다. 

녹두죽을 먹고플때 닭육수를 챙겨도 되고, 토종닭요리를 준비할때 육수챙겨서 녹두죽을 따로 챙겨먹어도 좋습니다. 

'닭과 녹두'의 궁합이 너무 좋으니 그것만 기억 잘해두었다가 꼭! 챙겨먹어봤으면 합니다. 







닭육수 녹두죽 

재료: ;녹두2컵, 맵쌀2컵 , 토종닭육수7컵+물 적당량  



닭육수 녹두죽은요,

일단 닭육수만 준비되면 나머지는 녹두를 잘 불려주고 푹 삶아내는 것만 신경쓰면 어려움이 없습니다. 

여기에, 부드럽게 혹은 빠르게 조리하고 싶다면 불린맵쌀을 거칠게 갈아 끓여주면 됩니다.

불린녹두도 좀더 부드럽게 먹고자한다면 껍질을 제거하고 푹 삶아주기만 해도 됩니다.   


제가 한 방법은 불린녹두를 껍찔째 푹 삶아준후 갈아주었고, 맵쌀은 불려서 거칠게 (곱지않게) 갈아준후 간 맵쌀부터 팬에 넣고 들기름에 살짝 볶다가 닭육수넣고 한소끔 끓여 익혀준후 어느정도 익은후에 삶아 갈아놓은 녹두를 넣고 끓였습니다. 


맵쌀을 갈지않고 할 경우는 들기름에 살짝 볶다가 쌀알이 투명해지면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끓이다가 물 적당량을 넣은후 푹 퍼지게 익혀주고 삶아 갈아놓은 녹두넣고 마저 더 끓여주면 됩니다.


죽의 농도는 물의 양으로 조절하면 됩니다. 기본, 죽이 익는동안 눌지않게 저여주는 것이랑 적당량씩 넣어가며 끓여주면 됩니다. 


앗! 모든 죽은 만드는 동안은 간을 하지않습니다. 죽이 삭기때문입니다. 묽어진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하여, 먹기직전에 자신에 맞는 간(간장이나 소금)을 해주면 됩니다. 


닭육수부터,

사실, 토종닭을 얼마전 장터에서 사와 손질하고 닭육수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닭육수로 녹두죽을 만들수 있었습니다. 

토종닭을 사오면 하는 버릇인지라 별무리없이 준비할 수있었습니다. 

혹여, 닭1마리 사다 요리할 요량이면 녹두죽도 겸사 겸사 만들어 먹으면 좋지않을까 그리 생각해봅니다. 


닭을 자주 먹지않지만, 먹는다면 토종닭만 먹는지라 1년에 몇번 안사는 듯해요. 한번 사오면 알뜰하게 먹곤합니다.

우선, 크기가 일반닭의 두배정도는 되기때문에 한번에 다 먹질 못합니다. 어떻게 먹을것인가를 결정한후 살을 발라놓거나 아니면 뼈관절만 나누어서 냉동시켜놓습니다. 이번에 다행이 살을 발라놔서 육수도 챙긴 것이라 '녹두죽'도 맛나게 챙겨먹은 겁니다. 


토종닭은 '노계'랑 어떻게 구분하냐고 문의를 하니, 파는분의 이야기로는 다리길이가 길다고 하더군요

하여 그자리에서 비교해보니 진짜 다리가 2-3센치는 길었습니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뭐, 왠간한 재래종 또는 토종식재료들은 대부분 작고 아담한 편인데, 닭은 다리가 더 길쭉하다고 하니..ㅎ

그외는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닭피부나 닭살의 탄력등이 다르긴했지만 그건 만져보거나 해야 가능합니다.


아무튼, 언제 기회가 닿으면 토종닭과 노계를 구분하는 법을 알려서 '토종닭이 질기다'는 편견을 확 바로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토종닭이 너무 큽니다. 일반도마길이를 넘곤합니다. 다리가 '롱다리'라는 거. 그건 확실한거 같습니다. 그죠?

사올때 토막내서 사오질 않습니다. 토종닭은 토막내면 뼈가 무시무시해져서 그대로 요리하면 더 무섭습니다. 

(익으면 단백질이 수축하잖아요? 그럼 닭뼈가 도드라져 보이는데.. 고것이 너무 싫어서요)

그래서 반으로 갈라만 가져왔습니다. 제가 직접 뼈관절따라 잘라두거나 살을 바르는것이 훨씬 편리해서 이짓을 꼭 합니다.


우선, 껍질부터 쏴악 벗깁니다. 통으로 되야(토막내지않아야) 껍질이 한번에 쏴악 잘 벗겨집니다. 

껍질을 벗겨놓으면 일반닭과 얼마나 다른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그건 닭기름이 정말 작습니다. (일반닭은 제가 손질해보고 뜨악 하고 깜짝 놀란게 닭기름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만큼 기름지게만 키우는것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닭껍질을 벗긴후 뼈를 발라내고 난 사진이 작은 가운데 사진이여요. 그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주면 됩니다. 

요건 올리브유와 후추가루 살짝 뿌려 골고루 버무려 놓은뒤 냉동실에 먹을양만큼씩 담아 보관하고 필요할때 꺼내 요리하면 됩니다.    

뼈 바르는 방법은 하다보면 늡니다. 다리살이나 날개살은 아주 잘 발라집니다. 가슴뼈나 몸통뼈는 대충 발라도 됩니다. 육수끊이면 되니깐요. 언제기회가 되면 상세히 알려드릴께요. 



닭뼈를 모두  모아 냄비에 담고 물 적당량 담고 통후추, 통마늘, 통생강, 생강주 등등 넣고 푹 끓여줍니다. 

그리고 면보에 걸러내고 담은뼈에 붙은 살들은 발라냅니다. 발라낸 살은 닭죽에 모두 사용했습니다. 

잘게다져서 죽 마지막 단계에 넣어주면 됩니다. 원래는 주먹밥이나 요리부재료로 곁들이려고 했지요.



녹두는 충분히 불려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속이 너무 안좋다고 해서 맵쌀로만 불렸습니다. 

녹두는 가을에 수확하니 그때 장터에서 구입하면 좋습니다. 워낙 중국산이 대거 들어와서 생산기반을 무너뜨려 생산량이 갈수록 적어져서 비싸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국내산 생산여건이 완전 무너지면 안되고 다시 회생하자면 현재로서는 먹는우리가 꾸준하게 챙기는 일이 필요한듯 싶습니다. 



녹두는 불리기전에 돌이나 불순물이 있는지 꼭 알알이 살펴보는 것 꼭! 신경쓰세요. 워낙 알이 잘아서 번거롭기는해도 그리해야 이상한거 안씹히고 맛있는 죽이됩니다. 


녹두2컵, 맵쌀2컵 이렇게 준비해 불렸는데, 녹두가 훨씬 많아지더군요. 

녹두를 불린채로 갈기에는 아직 딱딱한 것도 있어서 오동통하게 삶아준후 핸드믹서기로 물 적당량 넣고 휘리릭 갈아주었습니다.


만약에, 껍질을 벗겨내고프다면 충분히 불려서 손으로 비벼내면 벗겨집니다. 



속도 많이 불편하다고 해서 쌀도 살짝 갈아주었습니다. 갈면 금새 익기도 하니깐 녹두 가는김에 같이 갈아주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불린채로 갈지않고 팬에 들기름넣고 달달 볶아주다가 물넣고 끓여내면 됩니다. 


죽을 만들때 쌀알을 들기름에 볶다가 끓여주면 훨씬 진하고 고소한 죽을 만들수 있습니다. 

고것을 아니깐 갈아놓은 쌀이여도 들기름 살짝 넣고 갈아놓은 쌀을 끓이다가 닭육수 조금씩 넣어가며 끓여줍니다.


쌀이 어느정도 익었으면 갈아놓은 녹두 넣고 닭육수 적당량 넣어 끓여줍니다. 

녹두가 삶은 것이고 하니, 쌀알만 충분히 퍼지면 금새 끓여집니다. 다 익었으면 다진닭살 넣고, 통깨넣고 마무리~

통깨는 마무리하기전에 즉, 끓이는 도중에 넣어주면 톡톡 터지는 맛이 더 좋아집니다~(참조)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너무 맛있습니다. 녹두의 부드러운 맛에 흠뻑 빠져버립니다.

어쩜 이리 부드러운지. 또 어찌 그리 고소한지. 한입 한입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역시, 녹두죽은 녹두가 듬뿍! 들어가야 맛있고, 닭육수로 끓여야 끝내주게 맛있어집니다. 짱!!!!!!!!!



무척 맛있다는 칭찬이 계속되었습니다. 당연하지! 녹두가 한가득에, 토종닭육수로 끓였는디. ㅎㅎㅎ

음식 한그릇으로 속이 아픈것이 금새 풀렸을리는 없으나 그렇다고 한창을 떠들었다능.



조만간 닭요리도 올리겠지만, 닭한마리 사오면 이렇게 녹두죽도 근사하게 챙겨먹고 닭살로 맛있는 요리도 몇개 해먹고 하면 좋을듯 합니다. 


저는 일반닭은 맛이 없어서(닝닝함) 안먹습니다. 토종닭은 정말 맛있습니다. 간단한 양념만으로도 닭자체가 맛있어서 어떤 요리를 해도 맛있어집니다. 많이 먹자가 아니라, 제대로 알뜰하게 잘 챙겨먹는 것이 훨씬 나은 것같습니다. 


속이 안좋다고 해서 겸사 겸사 끓여먹는 닭육수 녹두죽, 정말 맛있습니다. 

일부러라도 토종닭사다 끓여먹으라고 강추합니다~~~!!!!!

죽 좋아하시는 분들은 얼렁 한번 만들어 드셔보시길 강력추천합니다.


요즘 봄이오는 길목이 여전히 춥습니다. 이런 추운날 한번쯤 챙겨 먹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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