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4. 21:37

가을이 오려나봐요 여름이 가려나봐요.

인사도 없이 가고 오는 계절

천천히 계절과 계절을 섞어가며 슬며시 오고 가네.


한여름이 품어온 푸른 열매들을

가을은 또 얼만큼 달콤하고 아름답게 가꾸어갈까

그 성숙함의 미덕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배풀까


여름은 풍성함이요

가을은 비움이다. 


여름은 한아름 푸르르게 채워놓지

가을은 멋스럽게 익혀서 모두 내려놓아.


여름은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가득 채워놓고,

가을은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내어놓지.


여름은 욕심쟁이, 가을은 나눔쟁이

여름은 가득가득 푸르게 채워야 아름답고

가을은 하나도 남김없이 내려놓아야 아름답지.


여름이 아름다운건, 푸르르게 채우기 때문이고

가을이 아름다운건 아낌없이 다 내어주기 때문.


멋진 여름이 가을을 채워주고, 

또 가을은 열심히 비워내고 

겨울은 봄을 잉태하듯이 외로움과 정면으로 싸우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여름이 맺고 가을이 내어주고

그렇게 세월을 빚는구나.


우리들의 뜨거운 여름도 가는구나.

우리들의 가을엔 우린, 무엇을 내어놓을까?


비우기때문에 아름다운 가을

그래서 눈부시게 화사한 가을 

가을이 오는구나.


우린, 무엇을 내어주고 

또 무엇을 얼만큼 내려놓아야 가을처럼 아름다워질까?





산에는 밤송이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여름이 준선물, 가을볕에 얼마나 맛있게 익을꼬.



더덕꽃이 피었네. 꽃이 피고 잎이 다지고 뿌리로 영양이 다시 채워지는 겨울이 제철이라네.

여름에는 더덕향을 꽃으로 피운다네.



박이 열렸네. 여름에 시원한 맛을 준다네. 



여름이 사과를 이만큼 키웠네. 가을은 얼만큼 빨갛고 복스럽게 키울까?



참깨가 꽃이 폈네. 

키우기가 어려워 수입산 천지로 뒤덥혔지만 그래도 산과들 그 어느곳에 이렇에 이쁘게 피었네. 



여름이 키운 땅콩. 

꽃은 5월에 피고 푸르른잎으로 자라 땅속에 알알이 채워넣지. 이제 곧 맛볼수 있다쥐?



도라지꽃이 피였네. 도라지도 여름에 보라꽃과 흰꽃을 피운다네. 

그리고 잎이 다지고 뿌리로 돌아가고 겨울을 너끈히 견뎌내고 봄이 되야 아삭아삭한 뿌리를 내어준다네.

봄이 제철이지. 피고지고 겨울도 잘 이겨내렴.



부추꽃이 피었네. 늦여름이면 꽃을 피운다네. 

부추랑 작별할 시간. 부추는 씨앗을 남기고 뿌리로만 겨울을 버티다가 봄에 다시 온다네. 

이쁜 부추꽃이 맺을 씨앗은 또 다시 시작하는 봄날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꼬.



뚱딴지 꽃이 피었네. 이쁜꽃이 지면 돼지감자가 우리에게 온다네. 이름보다 꽃이 더 이쁜..



여주가 한여름에 빨갛게 익었네. 

빨간 씨앗이 참으로 달콤한데. 그맛을 아는사람 있나?



가장 늦게 열려서 가장 빨리 빨갛게 익는 대추. 여름이 키웠지.

이젠 가을 몫이야. 얼만큼 달콤하게 만들어 줄랑가.



산에는 천지가 도토리여. 2년에 한번 열리는 도토리, 1년에 한번 열리는 도토리가 있는데. 

이 두녀석이 올해 같이 열려서 산에는 도토리 천지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우두둑 떨어지고 있다. 

알이 밤만해. 야생동물은 배터지게 먹을거 같다.

사람도 챙겨먹어도 될듯함. 매년 도토리가 풍성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도토리가 매마른 해에는 무서운? 맷돼지가 도시에 출몰한다는 뉴스를 만나게 된다. 

도토리는 맷돼지를 산에 있게 만들어주는 효자인셈.  



여름이 만들어준 푸른 감. 이제 주홍빛으로 물드는 일만 남았네.

여름아! 수고많았다! 

이제, 가을아! 부탁한다! 잘 익혀다오!!!!!



-여름이 얼마나 멋진지, 그 여름이 가는것이 보이네. 

이제, 가을이 오는것이 보이네. 잘가거라! 여름!

그 어느해보다 뜨거웠던 여름. 수고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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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철찾아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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