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1. 07:00

간단하고 맛있는 가을별미, 호박고지 불고기입니다. 

호박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알뜰하게 챙겨먹으면 너무 좋은 식재료입니다. 여전히 가을에도 애호박부터 어여쁘게 잘 익은 누런호박까지 만날수 있기때문입니다. 누런호박은 후숙해서 먹으면 더 달콤하고 영양도 더 배가가 됩니다. 두둑한 겨울먹거리로도 한몫합니다. 


그런 호박을 늦여름부터 짬짬히 말려두기도 해두었습니다. 말려진 호박이 또 기특한 가을식재료이기때문입니다. 

혹여, 잘 말려내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나 올해도 초가을시기(9월)이 여간히 비가 자주 왔습니다. 하여, 늦여름부터 말려두기를 해두었다 한차례 꺼내 맛깔난 찬으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호박말리기를 올해는 신경써서 하다보니, 겉은 푸른데 속이 익어버린호박도 말려서  그덕에 호박말랭이볶음으로 맛깔난 밑반찬덕을 보았고, 날을 잘못 골라 말리다 비가 들이쳐 덜말려진 호박고지로 볶음밥도 해먹고, 두부랑 조려먹어보기도 했습니다. 또, 길쭉한 호박으로 말려두기도 해보고, 맷돌호박 여린것도 말려보았습니다. 또, 속을 도려내어 말려두기도 하고, 여린속을 그대로 말려두기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말려보아도 쓰임새는 여간 많은듯 합니다. 


이번에는 여린 맷돌호박을 이쁘게 말려보겠다고 속을 도려내고 말리것을 꺼내 돼지고기랑 합방해보았습니다. 

부드러운 속을 도려내고 말렸더니 오돌오돌 씹는맛이 너무 좋습니다. 거기에 돼지고기까지 곁들이니 환상적입니다. 

사실, 겉으로 보면 어느것이 고기인겨?하면서 구분을 못해냅니다. 어쨌건, 호박고지와 돼지고기를 같이 집어 입안에 넣으면 오돌오돌거리는 식감에 부드러운 돼지불고기가 야들야들하게 섞여서 너무 맛있습니다. 


한창 말리기를 잘 해내셨다면, 호박고지 불려서 돼지고기랑 후다닥 볶아 내놓으면 너무 좋을듯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부재료가 워낙 많아 호박고지볶음에 돼지고기가 살짝 곁들여진듯한 모양이라는거.

취향따라 반반씩도 좋고, 고기를 좀더 많이 넣어도 무방합니다. 호박고지 담은 봉다리 하나 터는김에 몽땅 불려버려서리. 

이래되었답니다. 푸짐하니 좋더만요. 



사진으로도 구분이 잘 안가죠?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것이 호박고지이고, 주름이 잡히 것이 돼지불고기여요. 

호박고지는 항상 식감때문에 깜짝 놀라는데요. 오돌오돌 오독오독한 식감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그리 부드러운 살점들이 말려지면서 이런 단단한 식감을 내온다는게 놀랍기만 합니다. 


아주 부드러운 오도독뼈를 먹는듯한 식감이라면 감이 오시려나. 




올가을은 여름식재료들에게 홀딱 반한 시간같아요. 더위를 잘 이겨내는 특성탓에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말리기, 삭히기 등으로도 두둑한 식재료와 찬을 내어주니 기가막힌 식재료들같아요. 앞으로 더위가 우리앞에 보다 많이 ,보다 길게, 보다 뜨겁게 올터인데, 여름식재료가 더 귀중해지지않을까 싶어요. 


아직도 늦지않았으니깐요. 짬짬이 잘 말려보기도 하고, 깻잎,고추,고춧잎, 깻잎, 고들빼기 등을 잘 삭혀두기도 해서 두둑한 가을찬을 구비해놨다가 계절의변주로 찬거리가 어려울때 구원투수처럼 꺼내 챙겨먹으면 정말 짜릿해요!


매년 해오던 거지만, '말리기'와 '삭히기'가 이렇게 훌륭한 음식문화인지 요즘 새삼스럽게 배워요. 먹거리가 만만치않았던 시절에 해놓은 지혜가 지금처럼 날씨변주 계절의 변주로 나날이 먹거리들 생산이 들쭉날쭉 어려워지고 있는 이때에 이리도 보석처럼 빛나는 구나하면서요. 






가을볕에 말리기와 소금물에 삭히기 놓치지말고 꼭! 해내세요! 정말 두둑해진 찬거리에 맘이 편해집니다. 

당연히 경제적으로도 이득이고, 맛과 영양면에서도 빠지지않아요. 가장 좋은건, 그 어떤 날씨변주에도 아무걱정없이 찬거리가 준비될수 있으니깐 젤로 좋은거 같아요.  


요즘같은 날씨에 볕에 말리기가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지만, 덜말려지면 덜 말려진대로 그 맛을 살려 요리하면 되구요. 

잘 말려지면 두둑하게 챙겨두면 되고요. 그런 편한맘으로 말려보세요! 







호박고지 불고기


재료: 불린 호박고지 크게 세줌, 돼지뒷다리살 200g( 불고기감) , 대파2대, 편썬마늘6알, 매운고추2개, 가을냉이한줌 

고기밑간: 생강청1큰술, 된장1큰술, ,고춧가루1큰술, 다진마늘1/2큰술

호박고지밑간: 국간장1과1/2큰술, 들기름1과1/2큰술, 고춧가루1큰술 

양념: 현미유2-3큰술, 양조간장1큰술, 비정제설탕1큰술, 고춧가루2큰술, 통깨




호박고지 불고기는요,

호박고지와 돼지불고기감을 각각 밑간해준후 향신채 먼저 볶다가 고기넣고 고기가 거의 다 익을때쯤 호박고지넣고 볶아주면 됩니다. 


밑간만 되면, 요리시간은 정말 얼마 걸리지도 않습니다. 전체적은 간은 볶으면서 거의 다익어갈때쯤 확인하면서 맞추면 됩니다. 정말 쉬운 요리이니, 말려두기만 짬내서 잘 마련해보길 강력추천합니다. 



자, 먼저, 말려둔 과정을 살짝 엿보겠습니다. 


늦여름에 말린 것입니다. 하도 가을에 비가 많이와 작년가을에 말리기 실패한것이 기억나 늦여름 땡볕에 말려삤습니다. 그덕에 말린것들을 가을에 맛봅니다. 


어여쁜 여린 맷돌호박입니다. 동글동글한 공모양에 하얀빛이 돕니다. 맷돌호박이 잘 익으면 맷돌모양처럼 누런호박이 된답니다. 누런호박중에는 으뜸이라고 하는데요. 그건, 과육이 단단하고 두꺼워서 먹을것이 많아서이고 달콤한맛도 아주 좋다고 하네요. 



호박이 공처럼 생겨서 어떻게 쪼개 썰어야 모양이 나겠나 하다가 수저로 속을 빼내고 말려보았습니다. 

속살이 붙은채로 말려도 문제는 없습니다. 이것저것 해보는 겁니다. 작년에 이렇게 말려서 아주 맛있게 먹었기에 한것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밝은노랑으로 이쁘게 말렸는데, 시간이 지나니 살짝 누래지기는 했어요. 

물에 한번 씻어준후 적당량의 물을 부어 불려줍니다. 오동통해지고 손으로 만졌을때 딱딱한 부분이 없을때까지 불려내면 됩니다. 



돼지고기는 불고기감이 좋구요. 대파는 조선대파라 얇팍해서 2대정도 준비했는데요, 보통 1대정도면 충분할낍니다.

마늘은 5-6알 준비해 편썰어 놓구요.(마늘은 토종마늘입니다) 적당히 매코롬하라고 매운고추2개도 쫑쫑 썰었습니다. 

마침, 가을냉이도 사온날이여서, 뿌리만 제거하고 줄기를 잘잘하게 퉁퉁퉁 썰어놓았습니다. 



고기와 불린 호박고지 밑간을 해줍니다. 

돼지고기는 생강청, 된장, 고춧가루 다진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놓습니다. 

불린 호박고지는 물기를 꽉 짜서 볼에 담고, 국간장, 들기름, 고춧가루에 버무려 놓습니다. 


이제부터는 후다닥 조리합니다.

달궈진 팬에 현미유 넉넉하게 두르고, 대파, 편썬마늘 넣고 노릇하게 볶아줍니다. 향신채향이 솔솔 풍기면, 밑간한 고기를 넣고 거의 익을때까지 달달 볶아줍니다. 그러다가 밑간한 호박고지를 넣고 볶아줍니다. 



그리고 모자란 간은 양조간장과 비정제설탕으로 맞추고 가을냉이넣고 뒤섞어준후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오돌오돌한 호박고지랑, 부들부들한 돼지불고기랑 너무 잘 어울립니다. 워낙 호박고지를 많이 넣어 고기가 안보인다는 투덜거림이 있기는 했으나, 아주 맛있게 잘 챙겨먹었습니다. 



호박 잘 말려두었다가 돼지불고기랑 한판 만들어주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식감이 워낙 좋고, 궁합도 너무 좋으니깐요. 가을별미로 꼬옥 챙기세요!



가을이 가면, 한해도 훌쩍 떠날채비를 합니다. 그만큼 가을은 한해를 잘 마감하는 시기입니다. 한해 결실을 보는 시기라 그러합니다. 조금 이른감이 있다고 여길테지만, 하나씩 하나씩 한해 여밈을 해들어 가야 합니다. 


언제나 한해시작은 거창한 계획도 욕심내보지만, 한해 마무리는 흐느적 흐느적 거리다 얼렁뚱땅 새해를 맞이하는데로 쏠리곤 합니다. 무엇이든 마감을 잘하는 것이 시작보다 중요하건만, 그 중요성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기까지는 참 오래걸립니다. 하루 한시각도 '살아내기'에 버거운 우리들삶. 불안이 덕지덕지 내삶을 송두리째 감싸고 있는데, 어디 한번 맘편하게 삶을 돌아보기를 엄두조차 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삶을 불안케 하는 것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들여다봐야하고, 포기하지않고 '평안한 삶'을 갈망하고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삶을 '불안'으로 채우는 시간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꿈을 간절히 모아내는 가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소비와 소유에 대한 욕심이 넘치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들의 꿈'을 가꾸고 다듬는 사색에 욕심이 끓어오르는 가을날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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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철찾아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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