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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초봄

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55, 물쑥뿌리무침~

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쉰다섯번째, 물쑥뿌리무침입니다. 

물쑥은 쑥의 한종류이기는 하지만, 여느 쑥과는 다르게 먹습니다. 물가에서 자라는 특성을 가졌고, 여느 쑥은 여린잎을 즐겨먹는다면, 물쑥은 뿌리, 줄기를 주로 챙겨먹습니다. 공통점이라 한다면 쑥향이 좋다는 것입니다. 보통 즐겨먹는 쑥나물은 쓴맛이 강하다면, 물쑥(줄기와뿌리)은 상쾌한 향을 가졌고 아삭한식감이 있습니다. (물론,물쑥잎은 성숙하면 쓴맛이 아주 강해집니다.) 


대표적인 봄나물의 한종류인데, 의외로 잘 챙겨먹질 못하는 봄나물중 하나라여겨, 초봄시기에는 꼭 챙겨먹자는 차원에서 소개합니다. 


저도 작년부터 챙겨먹기시작해서 아직 친숙하지는 않습니다만, 꾸준히 초봄시기에는 챙겨보려고 합니다. 

초봄시기에는 물쑥뿌리를 챙겨먹고, 봄중턱에는 여린 물쑥잎을 챙겨먹고, 늦봄에는 물쑥줄기를 챙겨먹는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여린물쑥잎을 챙겨먹었는데, 아주 맛있었습니다. 올해는 뿌리를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장터를 갔는데, 역시나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생김새가 뿌리라고 여겨지기보다는 대충 산에서 여린나뭇가지들을 얼기설기뜯어온듯한 생김새입니다. 저거 먹는재료가 맞나?하는 생각이 불쑥 가득찹니다. 



위사진을 보니, 제생각과 꼭 들어맞지요? 요거이 먹는재료가 맞나?..!!

그래서 아는사람만 사다 귀하게 먹는다고 합니다. 이런! 


일단은 생김새 잘 기억했다가 초봄장터에서 만나면 냉큼 사다 꼭! 맛보는걸로 합시다. 


생김새로는 절대 맛과 식감을 가늠할수 없습니다. 근데, 물쑥뿌리는 여간 재간둥이가 아닙니다. 

향이 정말 끝내줍니다. 상쾌한 쑥향이라면 상상이 가시련지요? 마치 레몬이 곁들여진 쑥향? 그렇다고 새콤한맛이 있는건 아닙니다. 코에 들어오는 향이 상쾌시원한 향입니다. 고거. 요물이네... 뿌리에서 고런향이 나는게 정말 신통방통합니다. 


그럼, 식감은 어떠냐? 아이쿠 정말 깜짝 놀랍니다. 아삭아삭함이 끝내줍니다. 굳이 데쳐먹어야 하는 까닭이 없다면 생으로 마구 먹고픈 식감입니다. 


이래서, 물쑥뿌리를 먹어본 사람들은 봄마다 찾는다고 합니다. 봄식재료중 이런 향과 식감을 가진 식재료는 물쑥외에는 없습니다. 단언코 장담하건데. 그정도로 월등하고 으뜸입니다. 



제가 편의상 번호를 붙여놨는데요. ①②번은 물쑥이 자랐을때의 생김새이고, ③은 줄기만 떼어놓은 것이고, ④은 초봄에 뿌리만 판매하는 것이고, ⑤은 봄중턱이후에 저렇게 묶어서 장터에서 판매합니다. 참고하세요! 



얼마전 장터에서 한바구니 푸짐하게 사왔습니다. 어찌먹을꼬. 고민해봐도 딱히 떠오르지않아 일단 고추장된장에 무쳤습니다. 아주 맛있습니다. 사실, 데치면서 향에 반했습니다. 어찌 이리도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지. 향이 참 좋습니다. 


상쾌한 쑥향이 나는 뿌리. 상상이 안되시죠? 

저도 먹으면서도 이럴수가. 하면서 먹었습니다. 이런 봄나물을 이제서야 만나다니요. 그간, 봄나물하면 들나물, 나무나물, 산나물 등등해서 나름 꿰고있다 여겼는데, 여전히 멀었습니다. 우리땅에 나고자라는 나물이 수천가지인데, 제가아는건 고작 몇십가지뿐이라는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겨울내내 이런 멋들어진 향을 어찌 숨기고 있었을꼬. 얼마나 뿜을향이 많으면 뿌리까정 한가득일꼬. 

여하튼 있는머리 없는머리 굴려 뭐라도 만들고프나 뭘해야할지..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이래저래 찾아보니, 숙주나물과 무쳐서 새콤하게 먹기도 하고 볶음으로도 쓰이기도 하더만요. 

향과 식감이 너무 좋아 뭐라도 만들면 정말 좋겠는데..제머리로는 한계가... 혹여, 물쑥뿌리를 만나다문, 이고민을 해결해주시면 정말 좋겠네요. 초봄에 놓치면 너무나 아까운 식재료랍니다. 



한바구가득 넘치게 담겨서 5천원이였는데, 여느나물은 데치면 숨이 죽어 한 주먹만하지만, 요건 데쳐도 부피가 줄지않아 상당한 양입니다. 허니, 적절하게 사다 맛보는걸로 하면 됩니다. (사실 가격과 양때문에 잠깐 주저하기는 했는데요 고생해서 캐온 것에 대한 예의도 있고 양을 줄여달라고 말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예쁘게 양해를 구해 양을 조절해보시는 것도 좋을듯 해요. )


겉모습을 봐서는 손질도 엄두가 안나고 어찌 먹어야할지도 엄두가 안나긴 합니다.

근데, 손질은 의외로 아주 쉽고 조리법도 여느나물과 다를바가 없으니, 선입견은 거두고 만나기만 한다면 냉큼 사다 꼭! 맛보는걸로 찜꽁해두시길. 


뭐, 다양한 요리는 같이 하나씩 먹어보면서 늘려가면 되죠. 그죠?







물쑥뿌리무침


재료: 물쑥뿌리 크게 두줌반, 움파약간

양념: 된장1큰술, 고추장1큰술반, 살구청1큰술, 고춧가루1큰술, 다진마늘1/2큰술, 


※ 물쑥뿌리무침은요,

물쑥의 잔털을 손질해주고 팔팔끓은물에 살짝 데친후 찬물에 헹궈 먹기좋게 썰은후 된장,고추장양념에 버무린 것입니다. 


㈎ 손질 

㉠물쑥뿌리는 잔털이 많은편인데 딱히 먹는데는 문제없고 미관상 살짝 뜯어내면 됩니다.

  - 봄중턱에 뿌리를 구입했다면 뿌리껍질을 벗기는 수고를 해야합니다. 참조

㉡ 팔팔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살짝 데쳤다 건져 찬물에 여러번 헹궈줍니다. 

  -뿌리인지라 흙이 있으니 흙이 나오지않을때까지 잘 헹궈줍니다. 

㉢ 먹기좋게 썰어 줍니다. 


㈏ 무치기 

㉠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과일청, 다진마늘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냅니다. 

㉡ 움파, 통깨뿌려 마무리




손질


비닐봉다리에 한아름 담아오긴 했는데, 뭘 만들어먹어야 하나 ....그런 고민만 가득찼습니다.

일단 무침을 먼저 해먹어보자 하고, 적당량 꺼내 잔털 대충 뜯어내고 끓는물에 소금넣고 데쳐 헹궈놨습니다. 



여간, 생김새로는 음식창작생각이 떠오르질않아요. 

근데, 데쳐서 찬물에 헹구는데 물방울사이로 튀여오르는 상쾌한 쑥향에 그만 반해버렸습니다. 

어찌하누. 저런 멋들어진향과 아삭한식감을 살려낼 음식이 정녕 없단말인가!!!!! 너무 괴로왔습니다. 


일단, 된장,고추장에 무치기로..



무치기


볼에 담아 고추장과 된장 약간씩을 넣어 맛을보고, 생김새를 감추기위해 고춧가루를 좀 넣고..흠....



좀 빨갛게 무쳐지니 낯설은 모습은 아닙니다. 휴~ 다행이다 하고, 맛도 좋습니다. 

기본, 좋은향과 좋은식감을 가져서 한입 넣기만 하면 모든게 다 용서됩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정말 놀라운 재료입니다. 생김새로는 절대 상상할수 없는 향과 식감이라니. 

근데 더 놀라운건, 이런 멋들어진 향과 식감을 담을 근사한 요리가 생각나질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일단 낯설어하질않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딱히 뭐냐고 묻지도 않고도 잘 먹는걸보면 맛으로는 일단 성공. 

근사한 요리를 해야겠다는 욕심은 하늘을 찌르는데, 어찌 제머리는 도통 굴러가질 않으니.. 머리만 쥐여박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상상하는것보다 아주 맛있습니다. 된장고추장양념에 안어울리는 나물이 없기때문에 일단 무난하게 성공입니다. 

또, 양념사이로도 숨길수없는 향긋함과 아삭한식감 덕에 아주 맛나게 먹을수 있습니다. 



뿌리인데 생각보다 연해서 가볍게 볶는요리에도 근사할듯 한데, 뭐랑 볶을꼬. ....


물쑥뿌리며, 황새냉이며, 사실 초봄에 챙겨먹는 뿌리나물인데, 참으로 낯설고 생소하기만한 우리네밥상이 더 서글퍼집니다. 계절이 오고 가도, 그계절을 담을수 없는 밥상.

어떤이는 4계절이 뚜렷해지지않아 계절밥상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오히려 밥상에 계절이 사라지는게 더 심각합니다.

계절이 드나드는 것도 알기 힘들게 너무 각팍하게 살게합니다. 요란하게 웰빙을 따지지만, 그것도 허울쓴 사치일뿐입니다.

따사로운 봄날같은 삶이 내려앉고 그사이로 계절이 오는것을 느꼈으면 하기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는건, 화려한 밥상이 아니라 소박하게 우리땅에서 나고자란 제철식재료들로 차린 밥상입니다.

이땅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풍성히 제때에 잘 차려먹을수 있게끔 제철식재료를 풍성히 재배하고 수확하는 것이 보장되길 바랍니다. 


봄, 겨울땅에서 봄볕에 쑤욱 내민 여린잎들처럼 

새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을수 있는 봄날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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