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지만 너무 맛있는, 겨울 삼색김밥 두번째 입니다.
지난번에 겨울삼색김밥으로 소개했는데요. 이번에는 비슷한듯 달라 '2'라는 명패를 달아 선보입니다.
사실 얼마전 남해(시댁고향)에서 시금치를 한아름 보낸덕에, 지집도 넉넉하게 장만된터라 어찌먹을꼬 아무리 고민해봐도 김밥만한게 없어서 후다닥 만들어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속재료는 아주 간단한 세가지이지만, 빵빵하게 넣어 단면이 손바닥만하게 만들어 더 두둑하게 챙겨먹었구만요.
지난번 소개한 겨울삼색김밥은 시금치,당근, 무장아찌였다면, 이번에는 무장아찌대신 달걀을 넣었습니다.
원래, 김밥을 자주해먹는터라 달걀은 절대 빠지지않고 넣는편인데, 요즘 한창 달걀로 시끄러워 지난번에는 치자로 물들인 무장아찌도 있겠다해서 뺐는데, 이번에는 제취향대로 넣었습니다.
거기다가 시금치를 많이 먹겠다는 욕심까지 덕지덕지 붙어서 김밥이 어마하게 커졌습니다. 한입에 넣기에는 다소 입이 아플?정도로 크게 만들었삤습니다. 속재료는 정말 몇가지 안되는데 푸짐함은 한가득되게 그리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맛이 간단하냐? 그렇치는 않습니다. 너무 깔끔 담백하니 아주 맛있습니다.
시금치와 당근이 한창 달달해질때라서 달큰함도 한가득이요 여기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달걀이 감싸주는데다가 밥이 찰진잡곡밥이라서 속재료를 찰싹 잡아주어 더더더 맛있습니다.
김밥을 즐겨먹다보니, 사실 김밥은 많은재료가 들어가야 맛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가장 중요한 밥이 맛있어야 하고, 속재료는 어울어짐만 신경쓰면 왠간해서는 맛없기가 더 어려워요.
흔히 즐겨먹는 '단무지'가 들어간 맛을 빼면 오히려 다양하고 기가막힌 김밥을 더많이 즐길수 있어요.
한창 남쪽지방 노지시금치도 나오고 있고, 당근도 제철이고 하니 달걀이랑 챙겨서 맛있는 김밥 드셨으면 하네요.
'달걀'이야기하자니 너무 길어질듯하고 깝깝한건, 조류독감이 이리 심각한 근본원인에 대해서는 떠들지는 않고 가격폭등과달걀수입만 연일 떠드니 답답합니다. (정말 언발에 오줌누기가 이런걸 두고 하는말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런기회로 달걀, 닭, 오리등의 가축등을 어떻게 사회가 생산하고 마련해야하는지를 좀더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늦가을에 담근, 통무김치도 곁들이고, 김장김치도 곁들여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겨울삼색김밥2
재료: 시금치적당량, 당근4개(작은것), 달걀4개 , 밥2-3공기, 김밥용김 적당량
밥밑간: 소금약간, 참기름약간, 통깨약간
시금치양념: 소금 또는 국간장 적당량, 참기름적당량, 통깨약간
달걀: 소금약간, 울금가루약간, 우유1/4컵
겨울삼색김밥2는요,
당근, 시금치, 달걀를 넣어 색감있게 만든 잡곡김밥입니다.
기본, 재료손질과 밥하기를 잘해내면 나머지는 김에 말아내는 일만 해결하면 됩니다.
㈎재료손질
㉠ 당근은 곱게 채썰어 기름에 소금약간 곁들여 볶아냅니다.
-늦가을당근은 짙은 주황빛이고 단단함도 좋고 단맛도 무척 강해집니다. 시중에 중국산 당근이 꽤나많이 유통되고 있는데요. 작고 아담한 것으로 특히나 세척하지않은 당근을 구입하면 국내산입니다. (중국산당근은 색도 옅고 크기만 크고 맛도 닝닝합니다.)
- 당근은 기름에 볶아 먹으면 카로틴성분을 더 많이 잘 흡수할수 있어요. 그러니, 볶아서 챙겨드세요!
㉡시금치는 다듬어 팔팔 끓는 소금 넣은 물에 살짝 데쳐준후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해 준비합니다.
-시금치는 원래 봄이 제철인 봄나물인데, 겨울로 앞당겨 재배하고 있는터라 한창 판매중인데요. 찬바람을 많이 맞아 납짝하고 뿌리쪽 줄기가 붉은빛이 강한 것으로 구입하면 더 맛있습니다.
- 지금 재배풍토에 기초했을땐 늦겨울쯤이나 초봄쯤이 훨씬 맛이 좋아지니 올겨울에는 그 맛의 차이를 구별하면서 맛보면 좋을듯 합니다.
㉢달걀은 소금약간넣고 우유 또는 생수약간을 넣고 잘 풀어준후 지단을 부치거나 달걀말이로 준비합니다.
- 달걀그대로 부치거나 '말이'를 하는 것보다 우유나 생수를 넣어 부드럽게 만드는것이 훨씬 김밥을 맛있게 해줍니다.
-지단으로 할경우는 찢어질 우려가 있으니 작은팬에서 여러장 만드는 것이 낫습니다.
-달걀말이일경우는 얇게 여러번 말아 도톰하게 만들어내고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주면 됩니다.
㉣ 밥하기는 평상시 먹던 잡곡밥으로 하면 되는데요. 지집은 차진잡곡밥을 주로 가을겨울에는 즐기기 때문에 그러한데요. 차진맛이 강한 차조,찰기장, 찰수수 등을 곁들이면 됩니다. 이도저도 없다 하문, 찹쌀 약간을 넣어 밥을 하면 되요.
밥이 고슬고슬한 것보다 차진맛이 어느정도 있는 밥이 훨씬 김밥에는 잘어울려요.
- 밥밑간은 김밥에서 아주 중요해요. 밥밑간이 잘 안되면 김밥이 전체적으로 싱겁거나, 짜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해요.
밥밑간을 기본으로 속재료 간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슴슴하지않게 그러면서 짜지않게! 밑간을 합니다.
- 밭밑간에서 참기름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너무 많이 넣으면 김밥이 오히려 잘 말아지지않아요. 하지만, 적당량 넣으면 밥이 시간이 지나도 딱딱해지지않아 부드러운 식감(만들었을때) 그대로 즐길수 있어요.
㈏감밥말기와 썰기
김에 싸서 툭툭 말면 잘 될듯해도 능숙하지않으면 여러번 실패를 하게되는데요.
기본 원리만 잘 알고 있으면 그 누구라도 만만하게 만들수 있습니다.
㉠ 김에 밥을 널찍하고 얇게 펴줍니다.
- 취향따라 밥두께를 도톰하게 해도 무방합니다만, 얄팍하게 펴주면 속재료를 더 많이 넣을수 있습니다.
- 대략 3-4센치 김이 보이게 밥을 펼쳐주면 무난합니다.
- 속재료를 적게 넣는다면, 5-6센치정도 김이 보이게 해도 됩니다.
* 속재료 비율, 밥두께를 어느정도 할것인지 감안해서 김부위가 얼만큼 남겨져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니, 그에 따라 조절하시길.
㉡펼쳐진 밥위에 준비한 속재료를 차곡차곡 올려줍니다.
- 울퉁불퉁, 즉 두께가 다른 김밥이 되지않으려면, 올려놓는 속재료도 최대한 좌우 비슷한 양이되게 올려줍니다.
- 물기가 많은 재료는 금물!, 반드시 수분기를 제거하고 올려줍니다.
㉢ 밥과 밥이 만나게 말아준후 '김발'로 둘둘 감아주고 꾹꾹 눌러가며 전체적으로 모양을 잡습니다.
-맨손으로 말아도 되지만, 그럴경우에는 손의 힘이 균형있게 해줄수 있어야 하는데요.
능숙하지않다면, 김발에 의탁하는 것이 더 현명해요.
- 속재료 아래쪽 밥과 속재료 윗쪽밥이 먼저 찰싹하고 마주쳐야 해요.
엉성하게 마주치면 김밥이 조여지질않아 속재료가 썰때 빠지거나 먹을때 죄다 흘러내립니다.
처음 감쌀때 속재료를 잘 감싸하면서 밥과 밥이 마주칠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다 만 김밥은 약간의 참기름을 살살 발라줍니다.
- 참기름을 바르면 김비린내도 제거하고, 또 밥과 찰싹 들러붙게 해주는 역할도 하니깐 신경쓰면 좋구요. 너무 많이 바르면 아니 바른만 못하니 슬쩍 바른다고 여기고 해주면 됩니다.
㉤썰기는 딱히 비법이 없습니다. 칼이 무진장 잘들어야 합니다. 잘 썰어지는 칼로 준비!
-칼이 잘 들지않으면, 김밥에 누르는 힘이 가해져 찌그러지거나 그러다 터지거나 합니다.
단번에, 한칼에 샥하고 썰어져야 합니다.
-혹여, 속재료에 양념이 흘러내리는 것이 들어갔다면 썰때마다 칼을 닦아주면서 썰어야 깨끗하게 썰립니다.
재료준비 합니다.
시금치는 아래사진처럼 널찍하게 펼쳐진 것이 겨울바람을 견뎌 자란 시금치입니다. 추위를 견디기위해 바닥에 납작 달라붙어야 살아낼수 있으니, 겨울노지채소들은 이리 납작 펼쳐진 것들이 많습니다. 생산량이 점점 늘어나는지 가격은 점점 저렴해지는 듯하니, 한아름 사다 챙겨보시면 될듯합니다.
당근은 5일장터에서 구입했는데요. 상당히 아담하게 생겼습니다. 6개에 2천원이였습니다.
달걀은 평상시 많이 먹는 식재료가 아니라서 '한살림'에서 사다 먹는데요. 이렇게 요란하게 문제가 발생할때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지않고 평상시 그대로 해서 받아요. ( 쫌,정부가 한살림 식구들한테서 이런것좀 배웠으면 해요. 생산자의입장에서 그러면서도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해서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좋잖아요. 이런건 돈주고 배워도 남는디. )
쌀은 당연히 잡곡밥입니다. 5분도미쌀에 찰수수, 찰기장, 차조 넣었습니다. 여기에, 검은동부콩 수굴수굴 넣었습니다.
김밥용 밥이라고해서 굳이 하얀밥을 하지는 않거든요. 평상시 먹던대로 했습니다.
워낙 들어가는 잡곡들이 차진맛이 좋은것이라 김밥용밥으로는 제격이거든요.
(차진비율은 쉽게 설명하자면 맵쌀이 2라고 할때 찹쌀이1 비율이여요. 그러니깐 차진잡곡이 대략1/3분량정도 들어가게 밥을 하면 되요. 이것이 별거아니라 여길테지만, 차진맛이 김밥속재료를 꽉 잡아줘서 입안에서 흐트러지지않게 만들어 훨씬 맛의 어울어짐이 좋아지게 해요. 참조~)
시금치손질은 될수있으면 뿌리도 챙겨드세요! 뿌리쪽에는 몸속 해로은 요산을 빼내주는 구리와 망간성분이 있어요. 귀한거죠. 시금치 먹으면서 챙길수 있으니깐요. 너무 길쭉한 뿌리는 1센치가량으로 잘라주고 작은칼로 다듬어서 다 챙겨드세요! 여기에 달콤한맛도 가장 많이 들어있으니깐 더더욱 챙겨야 하구요.
두쪽 또는 네쪽으로 쪼개 소금약간 넣은 끓는물에 데쳐서 헹궈 물기짜 준비합니다.
김밥용시금치는 소금으로 간하는 것이 좋은데요. 저는 국간장으로 했어요. 국간장으로 할경우에는 김밥에 넣기직전에 한번 물기를 짜주고 넣어줘야해요. 수분기가 있기때문이여요. 아예 소금으로 간하면 그런 신경을 쓸 필요는 없어요.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통깨뿌려줍니다.
당근은 곱게 채썰어 기름 넉넉히 둘러 볶아줍니다. 겨울에는 생으로먹어도 달큰한데요. 기름에 볶아주면 지용성비타민까지 덤으로 더 잘 챙길수 있으니 조금 기름넉넉히 넣고 소금약간 넣고 볶아줍니다.
달걀은 조금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김밥에 어울어짐이 좋습니다. 그건, 그 부드러움이 속재료들을 더 잘 감싸주기때문입니다. 수분없이 달걀만으로 지단이나 달걀말이를 해서 넣으면 속재료들과 따로 놀아요. 참조
우유약간 넣으니 샘이 너무 맑아져서 울금가루약간을 넣어 색감을 조정했어요. 없으면 통과! 있다면 아주 소량만 넣으세요! 울금은 많이 넣으면 쓴맛이 강해지기때문이여요. 참조~
보통을 도톰한 달걀말이를 김밥에 넣는편인데, 지단으로 만들었습니다.
작은팬에 작은양을 넣고 만들었습니다. 너른팬에 해도 되는데, 우유등을 섞어서 부드러운편이라 뒤집기가 만만치않아 작은팬으로 했구요. 큼지막한 뒤집개로 한번에 뒤집을수 있는 작은팬이 훨씬 수월합니다. 재주껏! 해내시길!
지단은 한김 식혔다 곱게 채썰어줍니다.
갓지은 밥은 소금약간, 참기름약간넣어 밑간해줍니다. 짜지않게! 그렇다고 싱겁지않게! 밑간을 합니다.
김발에 김올리고 밥 펴주고 속재료 듬뿍 올려줍니다.
돌돌 말아주고 참기름 한방울로 쓰윽 발라준후 한입크기로 얄팍하게 썰줍니다.
자~
한판 벌려봅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한개만 먹어도 푸짐하고 그렇다고 한개만 절대 먹을수도 없구.
여하튼, 젓가락질 바쁘게 하면서 열심히 먹었습니다.
하도 커서 그 크기를 가늠하시라고 손바닥에도 올려봤습니다. 근데, 한입에 우째뜬 들어가더라구요.
이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김밥만 먹었어요~~~
시금치를 많이 먹어치우겠다는 맘이, 이리 우람하게 만들어삤네요.
저처럼 굳이 우람하게 만들필요는 없구요. 시금치, 당근, 달걀만 넣고도 엄청 맛난겨울김밥이 나오니깐, 겨울에 한판 챙겨보소서~~
속재료는 간단해도 너무 맛있습니다. 김밥은 계절별식재료를 담으면, 별거아니지만 아주 맛있는 계절음식이됩니다.
겨울에도 한껏!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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