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에 챙기면 너무 좋은 별미두번째, 말린고추볶음입니다.
늦더위가 너무 심하고 오래가다보니 여러가지 걱정이 앞섭니다. 거기다가 가물어서 초가을에 수확하려고 한여름 재배한 작물들은 대단히 힘겹게 키워지고 있고, 한여름식재료들도 이시기가 버거운지 빨리 익어버리고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가로수길을 가다보니 낙엽이 뒹굴길래 이게 뭔일인가하고 봤더니 너무 가물어 잎이 타들어가 떨어진 것들이였습니다. 원래는 겨울을 준비하면서 나무 스스로가 수분을 차단해 낙엽을 만드는 건데, 현재는 수분양이 현격하게 적으니 잎들이 견디질 못하고 말라가고 있습니다. 가로수가 이정도면, 재배현황은 말할것도 없을듯합니다.
가을곡물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채소들은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듯하고 그에 따라 가격도 오를 것이고 생산산 농가들도 먹는우리들도 모두 곤혹스러운 시간들을 겪게될듯합니다.
보통 여름식재료들은 가을중턱까지 챙겨먹을수 있는데, 그건 더위에 강하기때문에도 그러하고 한여름시기를 견디며 자라는 작물이 많지않기때문에 여름식재료들로 초가을을 채웁니다. 헌데, 올해는 여름식재료들도 금새 익어버려(늙어버리) 마감시간이 짧아질듯합니다. 하여, 일찌감치 서둘러 여름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보통때도 초가을에는 생산되는 식재료들이 부실해서 여름식재료들로 찬거리를 마련하면 좋겠다싶어 욕심을 내어보았고, 태풍이 예년처럼 늦여름에 찾아오질 않는다고 하니 볕도 말리기에 나쁘지않아 부지런떨면서 작은창에 기대 하나씩 하나씩 말리며 늦여름초가을찬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하는 늦여름찬들은 늦여름부터 시작해서 가을중턱까지 챙겨먹는 찬으로 두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9월까지 더위는 계속된다고 하고 태풍도 1개정도가 지나간다고 하니, 찬찬히 맘먹고 준비해두면 될듯합니다. )
어제 소개한 '가지말랭이볶음'도 너무 맛있었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말린고추볶음도 아주 끝내줍니다.
인기만점!입니다. 다른 말린나물들에 비해 번거로운 공정이 있기는 하지만, 쪄서 말려놓기만 해놓으면 든든하기는 이루말할수 없을만큼입니다. 거기다가 조리법도 워낙 간단해서 두고두고 사랑받을듯 합니다.
말린고추는 좀더 상세히 이야기하면, '부각'인 셈입니다. 부각은 찹쌀풀을 쑤어 식재료에 찹쑬풀을 바른후 말려둔후 기름에 튀기는 것이 보통인데, 고추는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입혀 쪄준후 말려두기를 해서 기름에 살짝 볶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에, 소금, 설탕약간씩 첨가해주면 됩니다. 조리법은 너무 간단해서 정말 맘에 쏙 듭니다.
그간, 부각을 제철식재료 보관법으로 활용해보려고 했으나, 기름에 튀겨야 한다는 것때문에 그만두었는데 고추는 살짝 볶듯이 해주면 되어서 고추만큼은 여름갈무리용으로 잘 챙길 요량입니다. 너무 매운것보다는 살짝코롬 매콤한것이 더 나은듯하고 밀가루나 찹쌀가루옷을 찔때 한번 더 입혀주니 더 맛있습니다.
날이 워낙 더우니 번거로운 건 사실이지만, 해놓으면 정말 든든하고 요긴하니 신경써서 마련해보면 좋을듯 합니다.
저는 저녁식사후에 쪄놓고 널어두었다가 아침나절에 꾸덕해진 것들을 뒤집어서 아침볕에 말려둡니다. 워낙 볕이 뜨거우니 생각보다 빠르게 마릅니다. 급하지않으니 찬찬히 여건이 될때 하나씩 하나씩 마련하리라 맘을 다지면 됩니다.
생각보다 수월해서 찬찬히 만들어 찬으로 내놓고 있는데, 너무 인기가 좋습니다. 바삭함때문이겠죠?
또 살짝 매코롬한 맛이 있어서 그러한것 같구요. 한번은 밀가루옷을 한번만 입혀서 쪘는데 그것도 맛있기는 했지만, 찌는 중간에 한번더 입혔더니 더 맛있어서 이방법으로 쭈욱 할 생각입니다.
볕이 짱짱한날이 워낙 많으니깐 찬찬히 마련해서 지금부터 초가을까지 즐겨볼 요량입니다. 좀더 여유가 생기면, 넉넉하게 말려두었다가 늦가을, 초겨울에 찬으로 챙겨도 좋을듯 하구요. 그때까지 남아있으려나 싶기도해요. 너무 맛있어서 자꾸 생각나서 볶게 되거든요. 또 만들어 내놓으면 금새 없어져요. 아무튼, 욕심내세요! 완전 강추합니다.
말린고추볶음
재료: 쪄서 말린고추 크게 두줌
양념: 현미유 넉넉히, 소금약간, 비정제설탕약간
말린고추볶음은요,
쪄서말린고추를 준비해 기름에 살짝 볶으며 소금과 설탕으로 살짝 간해주면 끝입니다.
우선, 고추쪄서 말리기를 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다른 부각에 비하면 아주 쉬운편입니다.
깨끗하게 씻은 풋고추를 끝부분(뾰족한부분)을 1센치가량 썰어내고 (무농약이 아니면 무조건 썰어내야합니다) 꼭지부분도 잘라내고 반갈라준후 먹기좋게 절반정도 자릅니다. 그리고 앉은뱅이 우리밀가루1큰술, 찹쌀가루1큰술을 뿌려 골고루 묻혀줍니다. 이때! 가루가 잘 들러붙을수 있게 손에 물을 묻혀 흩뿌려주기를 몇번 반복해줍니다.
(먼저, 가루를 묻히기 전에 손질한 고추를 한번 물에 씻어준 물기 살짝 빼서 볼에 담아두고 시작하면 더 편리합니다)
김이오르는 찜기에 면보깔고 가루입힌 고추를 담고 면보를 감싸준후 3분정도 센불에서 쪄줍니다. 그리고 3분이 되면 뚜껑을 열고 밀가루 또는 찹쌀가루1-2큰술을 흩뿌려주고 한번 뒤적거려줍니다. (골고루 묻혀지게)
그리고 3-5분 센불에서 쪄줍니다.
이렇게 쪄준후, 말릴 채반에 널찍하게 비닐을 깐후 그위에 하나씩 가지런히 담아 볕에 바싹 말려줍니다. 꾸덕하게 말려지면 비닐에서 떼어내고 바싹 말려주면 됩니다. (비닐에 말려주는 이유는 채반에 들러붙어 떼어내기가 어렵기때문입니다. 참조)
다 말려졌으면 먹을양만큼 덜어 밀폐봉지에 보관하면 됩니다.
먹을양만큼 꺼내, 달궈진 팬에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중약불에서 후다닥 볶아주다가 소금, 설탕으로 맛을 내면 됩니다. 이때! 워낙 고추가 얇은편이라서 센불에서 오래볶으면 타기도 하니, 중약불에서 입힌옷이 잘 부풀어오를때까지만(색감변화에 주목하면 됩니다) 볶아주면 됩니다.
집앞 가까운데서 (요즘 한창 조선호박을 팔고 있는 식당) 풋고추도 짬짬이 팔길래 덥썩 사왔습니다.
1000원어치입니다. 더 사고싶어도 이것밖에 없어서. 어쨌든, 한번 만들어 두고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찬으로 괜찮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매운 것이냐고 물으니 살짝 그렇다고 했는데, 볶아 먹어보니 음청 매웠습니다.
풋고추 손질입니다. 농약을 안치고 키웠다고 했는데, 버릇이라 이렇게 손질했습니다. 고추는 농약없이는 키우기가 무척 힘들다고 합니다. 병충해에 약해 농약유혹을 버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지 노추여도 농약성분이 주로 남아있을법한 뾰족한 부분은 1센치가량 썰어내고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농약으로 키웠다고 했을때에는 뾰족한부분 손질없이 조리해도 무방합니다)
뽀족한 부분 제거하고 꼭지끝도 자르고 반을 길쭉하게 가른후 다시 한입크기가 좋을터니 반절정도 잘라 볼에 담습니다.
이때! 한번 물에 스르륵 헹궈주듯 묻혀주고 물기 빼서 다시 볼에 담아주면 가루 묻히기가 좀더 수월합니다.
고추양에 따라 가루양은 달라집니다. 1000원어치양이라서 작은양을 넣었습니다. 참조
앉은뱅이우리밀1큰술, 찹쌀가루1큰술을 흩뿌려주고 슬슬슬 뒤적거리며 묻혀줍니다. 그리고 손에 물을 살짝 묻혀 뿌려주기를 여러번한후 (두어번정도면 됩니다) 날가루가 되지않게 해줍니다. 너무 질척거릴만큼 하면 안되니 고추에 찰싹 들러붙을정도로만 물기를 뿌려주세요!
김이 오른 찜기에 젖은면보 깔고 담습니다. 면보로 잘 감싸준후 3분정도 센불에서 찝니다.
3분후 펼쳐보면 요로코롬 잘 쪄졌습니다.
여기서! 두가지 방법으로 해봤는데요. 하나는 한번만 쪄서 말리기를 했고, 하나는 찌는 중간에 가루옷을 한번 더입혀서 쪄준후 말리기를 했는데, 볶아놓으니 맛이 두번째가 훨씬 좋았습니다. 첫번째거는 찌는 시간을 8분정도로 해서 한번 옷입혀 쪄준것이고, 두번째것은 3분간 찌다가 다시 가루옷을 입혀 버무리고 다시 4-5분간 쪄주었습니다.
▲사진의 윗줄에 있는 것이 한번만 입혀 쪄준것이고, 아래줄 것이 찌는 중간에 한번더 옷을 입혀 쪄준 것입니다.
차이가 보이죠? 옷이 도톰한 것이 바삭함이 좋아 더 맛있었습니다.
처음 찐 3분후, 찹쌀가루1큰술을 흩뿌려 뒤적거려 옷을 입혀줍니다. (다시한번 확인하지만 가루양은 고추양에 따라 정하는 것이니 양이 많을경우는 가루양도 늘려야 한다는 점! 주의)
(너무 날가루가 많다싶으면 손에 물을 살짝 묻혀 뿌려주면 됩니다.) 면보에 감싸 4-5분 센불에서 쪄줍니다.
살짝 군데 군데 날가루가 있는 것도 보이지만 특별하게 문제될만큼은 아니여서 널어두기를 시작했습니다.
말리기는 우선, 채반에 비닐을 깔아줍니다. 비닐봉지 서너장을 빈틈없게 잘 깔아주면 됩니다.
그위에 하나씩 가지런히 올려줍니다. ( 쪄놓으면 뜨거우니 젓가락으로 하나씩 떼어가며 채반에 올려 놓으면 됩니다)
비닐위에서 꾸덕하게 말려지면 채반에 들러붙지않으니 채반위에서 마저 바싹 말려줍니다.
딱딱하게 말려지면 잘 말려진 것입니다. 보관봉지에 담아 두고두고 찬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팬에 현미유 적당량 두른후 말린 고추를 넣고 볶습니다. 소금약간, 설탕약간 넣고 볶아줍니다.
볶다보면 고추옷이 부풀어오르면서 노릇한 색감을 냅니다. 소금이나 설탕양은 맛을 봐가면서 조절하면 됩니다.
너무 슴슴하면 과자같아서 찬으로 내놓기도 전에 배속으로 죄다 들어가버리니, 조금 짭조롬하게 해서 '찬'으로 즐기시길.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정말 맛있네요! 한번은 슴슴하게 했더니 과자먹듯이 먹어삐서, 찬으로 내놓지도 못했어요.
그다음은 짭조롬하게 했죠. 그래도 넘 인기만점이야요. 간혹 복불복처럼 매코롬한것이 있어서 아이쿠야 하는 소리가 나오지만, 맛있게 먹을수 있는 별미찬입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한데, 너무 맘에 쏘옥 들어 열심히 부지런히 아름아름사다 쪄말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번에 많이 말릴수 있는 공간도 없거니와 그렇게 할수 있는 여건도 안되니 아름아름 만들어두면 만만하고 두둑한 찬이 될듯합니다.
늦여름에 만만한 찬으로 챙겨도 좋고, 준비한다 셈치고 초가을용찬으로 마련해도 너무 좋습니다. 또, 초가을부터 찬찬히 준비해도 문제없습니다.
고추도 철잃은 대표 식재료라 4계절 다 만나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사라졌지만, 여름부터 가을중턱까지는 노지고추이니 철없이 키우는 다른계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그나마 농약영향도 작은편이니 지금부터 찬찬히 준비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엄청 흡족해 하실낍니다.
덥썩, 번거로우리라 여기고 '포기'하지 마시고요. 작은양으로 한번 해보고 맘에 들고 해볼만하다 또는 욕심이 나면 자기집 찬으로 찜하면 됩니다. 욕심왕창 내어도 괜찮은 찬이니 한번, 도전~~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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