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서른 여덟번째, 갓파김치입니다.
가을중턱은 김칫거리재료가 맛이 드는 시기입니다. 하여, 갓, 파, 조선배추로 김치하나 담갔습니다.
보통은 갓김치라 불러도 되지만, 이맘때는 쪽파도 맛있는 시기이니 같이 곁들여 담근다는 의미에서 갓파김치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조선배추도 곁들여 만들었습니다.
조선배추는 봄과 가을날 만나는 식재료인데, 가을에 만나는 조선배추가 월등히 맛있습니다. 마침, 장터에서 갓 수확한 붉은갓과 조선배추를 같이 팔길래 같이 담가보자며 사왔습니다. 조선배추가 곁들여지니 쪽파양을 조금 줄여 1천원어치만 사왔습니다. 갓과 파만 담글때에는 쪽파반단정도면 되는데, 대략 1/3단 정도의 양으로 구입했습니다. 참조
11월(늦가을)에는 김장준비로 마음이 바빠지는 시기이니, 10월에 가을별미김치들을 담가놓으면 너무 좋습니다.
특히나 갓김치나 고들빼기김치는 이때 담가두고 오래 숙성시켜 먹어도 더 맛있어져는 김치기때문에 그러합니다.
당연히 살짝쿵 익어도 너무 맛있습니다.
며칠전 장에가서 사다 후다닥 담가놓고 다음날 까지 숙성시켰다 냉장보관했던것을 꺼내 맛을 봤습니다.
아오~~ 쓰러집니다. 살짝 새코롬하게 익기만 했을뿐인데 톡쏘는 갓맛이 일품입니다.
가뜩이나 가을날 맛난식재료들이 많아 밥 자체만으로도 꿀맛인데, 갓김치까지 보태니 이거 이거 큰일입니다.
어쨌거나, 김치만한 '찬'은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김치도 만만간단찬에 포함시키고 있는데요. 김치가 그 누구에게도 친근하고 친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이고, 그 누구라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계절별로 담그고 즐기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가을날에는 한해중 가장 맛있어지는 김칫거리들이 한가득이오니, 만만하게 만들고 만만하게 즐겨보시길 강력추천합니다.
갓은 돌산갓이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현재의 돌산갓은 일본품종을 개량한 것입니다. 토종 돌산갓은 붉은빛이 돌고 길쭉하고 우람하게 생겼습니다. 빛깔에서부터 생김새까지 전혀 다릅니다. 이것을 안뒤로는 돌산갓이라는 이름만으로 덥썩 구입하질 않습니다. 붉은갓은 토종종자가 많습니다. 더 영양적이나 맛으로 더 우수합니다. 허니, 굳이 일본종자 돌산갓을 고집하지 마시고, 붉은갓을 가을날 사다가 맛깔난 김치 담그시면 되겠습니다.
위 사진 왼쪽(붉은잎)이 토종 돌산갓이고, 오른쪽(푸른잎)이 일본종자 돌산갓입니다. 구별이 가능하시죠?
토종 돌산갓은 톡쏘는 맛이 아주 강한편입니다. 길이도 50센치는 훌쩍 넘는데다가 줄기도 상당히 굵직합니다.
아직 많은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지는 않지만,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갓은 우리나라 땅 어디서고 잘 자라는 기특한 식재료입니다. 굳이 일본종자를 끌어들여 지역특산품처럼 팔 필요가 있는가 싶고, 그것에 환호하며 먹을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오히려, 가을장터에 가면, 붉은갓이 여러종류로 많이 판매합니다. 그것을 사다가 맛있게 담가 먹으면 그만입니다. 영양적으로도 우수하고 더 맛있는데, 굳이 일본품종을 찾아야할 까닭이 없습니다. 이사실을 알고나서부터 품종과 종자가 얼마나 중요한가와 꼼꼼이 따져가며 식재료를 구분할줄 알아야 겠다 여겼습니다. 또, 얼마나 외래종자가 우리들삶과 생활속에 깊숙히 파고든것일까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갓을 외래종자로 키우리라 상상도 한적이 없었기에 상당히 놀랬습니다. 근데, 이래저래 종자를 알아보니 배추도 중국종자요, 마늘도 중국종자 아니면 스페인 종자요, 생강도 중국종자. 무도 40%가량은 외래종자.
김치기본재료들이 어데하나 우리종자로 제대로 키워지는 것이 없다는 걸 알고서는 얼마나 놀라고 우리들먹거리생산토대가 얼마나 부실한가도 새삼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가을날 맛난 김치재료들이 많지만, 우리종자로 의젓하게 키워진 것들을 찾기는 그리 쉽지않은듯하여 마음이 무겁습니다.
김치만큼은 우리종자로 길러진 것으로 제대로 만들어 먹을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강력하게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종자'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외래종으로 대거 갈아타면서 비료와 농약범벅으로 키워지게 되었습니다. 외래종자는 비료와 농약, 농기술 전반을 하나의 보따리에 얹어서 들어옵니다. 그래서, 자립경제기반을 무너뜨리게 하고 땅을 병들게 합니다. 마냥 외래종자에 영원히 종속되길 바라기때문입니다.
맛깔난 갓김치 하나 만들려고 해도 '종자'를 고민해야 합니다. 참 쓰립니다.
어젓한 토종갓은 붉은갓이니, 붉은갓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 가을날 톡쏘는 맛깔난 갓김치 가을찬으로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돌산갓만 아니면, 왠간해서는 토종갓이오니 장터에서 기분좋게 사다 담그시길)
갓파김치
재료: 붉은갓 3천원어치, 조선배추3천원어치, 쪽파천원어치(손질안한것)
찹쌀풀: 찹쌀1큰술반+물3-4큰술, 물1컵
절이기: 굵은소금1컵+물3리터,웃소금 반컵
양념: 고춧가루1컵, 멸치액젓1/4컵, 새우젓1/4컵, 살구청1/2컵, 고추씨3큰술, 멸치가루3큰술, 새우가루1큰술, 통마늘크게1줌, 생강1큰술반, 사과(홍로, 작은것) 1/2개, 배(큰것)1/4개, 양파1/2개(작은것)
※ 갓파김치는요,
갓과 쪽파를 함께 곁들여 담근 김치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김치는 조선배추도 곁들였습니다.
㈎ 찹쌀풀 쑤어 식히기
㉠ 재료손질에 들어가기전에, 찹쌀풀을 쑵니다.
㉡찹쌀가루에 물섞어 풀어놓고 물1컵을 작은냄비에 끓여줍니다.
㉢ 끓어오르면 찹쌀푼물을 쪼로록 따라내며 저어줍니다.
㉣ 되직해지고 투명한 색깔이 나면 잘 된것.
㉤ 그대로 식혀둡니다.
㈏ 절이기
㉠ 길쭉하게 담아 말아낼것이라 손질이 필요없어서 바로 절이기로 들어갑니다.
㉡ 물3리터에 굵은소금1컵을 붓고 잘 녹여준후 적당량을 소금물에 담갔다 건져 다른볼에 차곡 담으며 웃소금을 뿌려줍니다.
- 이때, 소금물에 지져분한 것들을 헹궈가며 담가주면 좋습니다.
- 줄기부터 잎까지 퐁당 담갔다 건져냅니다.
㉢ 차곡차곡 갓부터 그리고 조선배추를 담아내며 웃소금을 뿌려주고 마지막에 남은소금물을 체에 밭쳐 부어줍니다.
- 소금물이 지져분하므로 웃물만 체에 밭쳐 부어줍니다.
㉣ 절여지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나, 오래 절이지않습니다.
-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워지면 잘 된것이니 그때 건져 헹궈내면 됩니다.
- 이때, 조선배추와 갓의 굵기가 달라 조선배추가 숨이 먼저 죽은 관계로 중간에 빼내고 갓만 더 절였습니다.(참조)
- 그리고 쪽파를 넣고 절여줍니다. (절이기 중간쯤 넣어주면 됩니다)
㈐ 양념만들기
㉠ 통마늘, 사과, 배, 양파를 젓갈넣고 갈아줍니다.
㉡계량한 양념재료들을 몽땅 넣고 섞어줍니다. 찹쌀풀도 넣어줍니다.
㉢ 절여지는 동안 만들어둡니다.
㈑ 버무리기 및 숙성
㉠ 다 절여졌으면, 흙물이 나오지않을때까지 헹궈줍니다.
- 기본, 뿌리쪽줄기안쪽이 지져분하므로 그부분을 살펴가며 헹궈줍니다.
- 물빼기는 오래하지않습니다.
수분이 없는 재료들이라 약간의 물기가 있어야 하므로 건져놓고 얼마되지않아서 바로 양념에 버무려줍니다.
㉡ 바로 버무릴데에 담아 준비한 양념 절반정도를 골고루 발라줍니다.
- 남은 절반은 가닥가닥 잡고 묶어낼때 발라줍니다.
㉢ 조선배추, 갓, 쪽파 적당량을 손에 쥐고 돌돌말아 보관통에 담습니다.
㉣ 하룻밤 정도면 익습니다. 새코롬한 익은내가 나면 냉장보관해 숙성시켜가며 먹습니다.
준비
갓김치를 담그려고 장에 갔다가 '조선배추'도 너무 탐스러워서 같이 사와 담갔습니다.
길쭉 홀쭉하게 생긴 조선배추가 무던하게 잘 어울릴듯해서 그리했습니다. 당연히, 조선배추에 맘을 뺏긴터라 갈등할 여지도 없었습니다. 일단 사고보자 하고 샀습니다. 당연히 물어봤죠. 갓이랑 같이 담가도 괜찮을까요? 그랬더니, 엄청 맛나지. 그리 답하셨습니다. 앗싸!
한아름씩인데, 각각 3천원. 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양도 너무 푸짐해서 '어깨' 빠지는 줄.
쪽파는 그럼 어쩌지. 하고 고민하던차에 대략 1/3단 정도 분량인데 1천원. 앗싸! 하고 사왔습니다.
여하튼, 장터를 둘러보니 '조선배추'는 곳곳에서 판매하더이다. 생김새가 각양각색이라 두루 살펴 챙겨보시옵소서.
풀쑤기 및 절이기
찹쌀풀부터 먼저 쑵니다. 그간, 많이소개한 터라. 오늘은 글로 소개한 것으로 대신합니다.
물 적당량에 굵은소금 넣고 잘 녹여준후, 조선배추부터 적당량 소금물에 담갔다 건졌습니다.
다른 김치대야에 담고 웃소금 뿌려 차곡차곡 담은후, 갓을 소금물에 담갔다 건져 그 위에 차곡차곡 담아 웃소금 뿌려줍니다. 소금물에 담그며 지져분한 것들을 씻어주면서 했더니. 소금물이 옅은흙물이 되었어요.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대략 1시간 안되었는데 뒤적거려보니 조선배추는 너무 나른해져서 건져 다른볼에 놔두고
갓은 뿌리쪽 줄기가 아직 억세서 좀더 절여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질한 쪽파도 소금물에 담가 절여주었습니다.
갓 줄기부분도 나긋나긋해지면 깨끗하게 헹궈 채반에 밭쳐 줍니다.
물기는 오래빼지않습니다. 채반에 올린지 얼마 안되어서 바로 김치대야에 담아 양념에 버무리세요.
양념만들기
배, 사과, 양파, 통마늘,새우젓, 멸치액젓 넣고 휘릭 갈아줍니다.
여기에, 찹쌀풀, 고춧가루, 다진생강, 멸치가루, 과일청, 고추씨, 새우가루 등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버무리기
나른해지면( 절여지면) 재료들이 뒤죽박죽 되기 쉬운데요. 최대한 가지런히 담아 놓고 버무리면 좀더 수월합니다.
양념 절반정도만 덜어 흐트러지지않게 하면서 안쪽까지 양념을 발라줍니다.
조선배추, 갓, 쪽파 적당량을 짚어 양념한번 쓰윽 발라주고 돌돌 말아줍니다.
그리고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하루밤 정도 숙성시킨후 냉장보관합니다.
자~
다음날 꺼냈습니다.
아오~~ 어찌나 맛나던지요. 톡쏘는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없던 입맛을 살려줄 묘약입니다. (물론, 지집은 입맛이 없기가 참 어렵습니다만) 갓파김치가 없어도 엄청 잘먹는디. 이것땀시 더 먹게생겼으니. 우짤까나요.
갓은 늦가을 초겨울까지 만날수 있으니깐요. 얼마든지 담가드시면 되겠습니다.
고들빼기는 손질이 너무 힘겹지만, 갓김치는 딱히 손질도 어렵지않은데다가 가격도 저렴한 편이니 무난하 가을찬이면서도 톡쏘는 매력에 특별난 가을찬이기도 합니다. 갓파김치는 가을날 놓치면 손해 중 손해!!
김장시기가 들어서면 너무 맘이 바쁘니, 지금이 적기 입니다. 얼렁 담가삐세요! 강추합니다.
맛있는 김치 하나면, 밥상이 두둑해지고 든든해집니다.
그 어떤 요란한 별미찬이 부럽지않고 얼마든지 맛깔난 한끼 해결합니다.
한해 중 가장 맛있어지는 김치재료들이 풍성한 가을중턱에,
가을김치 만만하게 담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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