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먹는 향긋한 봄맛, 산나물밥입니다.
한겨울에 봄향, 산내음을 가득 담아낸 나물밥입니다. 밥을 만들면서부터 한입 넣기까지 온통 봄향이 진동합니다.
어떻게 한겨울에 산나물을 먹을수 있냐구요? 당연히, 산나물이 제철인 늦봄초여름에 말려 준비한 것입니다.
겨울철 식재료로 '말린나물'(묵나물)을 주요한 식재료로 두고 겨울나기밥상을 차려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1월에 들어서면서 하나씩 꺼내 찬으로 챙겨먹고 있는데요. 매해 꾸준히 버릇들여가며 해내니, '말린나물'(묵나물)로 차려지는 겨울밥상이 정말 소박한듯 근사하고 또, 철잃은 식재료에 눈돌리지않아도 되고 여기다가 '향'까지 좋은 나물은 그야말로 밥상에 '봄'을 부르는 마력까지 가져서 오히려 겨울에 특별히 챙기는 귀한 식재료라 여겨집니다.
'산나물'은 산에서 나는 나물이니 늦봄과 초여름이 제철입니다. (물론, 나물의 특성따라 가을에도 만날수 있는 산나물이 있기는 하지만 봄에 비해 거친맛이 강해집니다. ) 이 시기에, 산나물을 구입해 여름식재료로 즐기면 아주 좋습니다.
동시에, 겨울나기용으로 '말려두기'를 해놓으면, 그해 겨울은 봄향에, 산나물향을 소환해낼수 있습니다.
산나물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재배농가도 많아지고 그러면서 철어겨 재배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작물들은 하나같이 '향'을 잃어 '무늬만 산나물'로 자리잡아가는듯해서 안타까움이 하늘을 찌릅니다.
산나물인만큼 당연히 제철에 잘 키워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제철에 잘 챙겨먹는 것이 또 중요합니다.
특히나 산나물은 우리나라산이 땅면적의 60%이상 차지하고 있어서 아주 오래서부터 귀한 식재료로 사랑받아왔고, 불안정하고 불안한 먹거리가 범람하는 21세기에 눈에 띄게 주목받고 부각되는 식재료입니다. 당연히 그만큼 '산'을 아끼고 가꾸기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필수사항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사람들이 '산나물'과 친근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많이 먹자'는 식탐부추기가 아니라 그만큼 산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오늘날 불안정하고 불안한 밥상에 너무나 귀중한 식재료임을 배우는 과정이 되길 바랍니다.
매해 늦봄과 초여름에 '산나물'은 꾸준히 소개했었기에, 겨울밥상에 어떤것들이 올라올것인지를 상상하는 건 어렵지않은데요. 잠시, 산나물의 종류가 무엇인지 확인하면, 개미취, 고비, 고사리, 곤달비, 고려엉겅퀴(곤드레), 곰취, 누룩치, 눈개승마, 단풍취, 두메부추, 미역취, 바디나물, 산마늘, 삽주, 수리취, 어수리, 영아자, 우산나물, 잔대, 참나물, 전호, 참당귀, 참취, 파드득나물 등이 있습니다. 친숙한 이름도 있고 낯선이름도 있죠?
낯설다해서 이상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친숙하다해서 너무 자신만만해 할필요도 없습니다. 친숙한것들은 재배농가가 많아져서 그러한 것이고, 낯설은것은 아직 재배농가가 적거나 '산'에서만 만날수 있기때문이여요. 찬찬히 이름들 기억해두었다가 매해 초여름(제철)에 하나씩 맛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산나물을 찾아내면 되요. 특히나 아무때고 재배되는 산나물같은 경우에는 제철에 꼭! 맛과 향의 차이를 꼭! 구별해보도록 했으면 해요. 그것만 배워도 '산나물'의 가치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식재료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배우게 됩니다.
어쨌거나, 초여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산나물은 '산나물 모듬'입니다. 파시는분은 '잡나물'이라고 하시던데. 여러산나물을 채취해서 판매하는 것인데요. 이건, 재배산나물이 일단 아니라서 향이 끝내줍니다. 또, 여러산나물이 한데 어울어져서 내는 맛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거기다가 가격도 저렴합니다.
제가 '산나물'을 하나씩 익히는 과정에서 완전 반해버린 나물이 바로 '산나물모듬' 소위 잡나물입니다.
맛과 향에서 압도하는 건 말할것도 없고, 마냥 '산'을 사랑하게 해주는 마력때문에 더더욱 반했습니다.
제철인 초여름에 산나물을 판매하는 5일장터, 직거래장터에서 꼭! 판매합니다. 그럼, 절대 놓치지않고 한아름 사옵니다.
쫘악 펼쳐놓고 내가 아는 산나물이 뭐가 있노하면서 하나씩 살펴봅니다. 몇년전만해도 별로 아는것이 없어서 넌 누구니?하면서 살펴보았는데, 이제는 몇개를 빼고는 제이름을 불러냅니다.
그리곤, 흐뭇해하면서 데쳐서 절반은 나물밥으로 해먹고, 절반은 겨울용으로 말려둡니다.
맘같아서는 한보따리 사다 쟁겨놓고 말려두기를 하고프고, 초여름내내 이맛만 보면서 여름나기를 했으면 하는 무대뽀 욕심이 하늘을 치솟곤 하지만, 그런 욕심들도 '자기조절'해내면서 겨울에 알뜰하게 먹을정도만 챙겨둡니다.
초여름에 먹는 '산나물'밥은 아마 초여름밥상에서 으뜸이라 할만큼 맛있습니다. 그 나물을 말려서 겨울밥상에 내놓으면 그향 그대로 머금고 있다가 팡팡팡 내어놓습니다. 겨울밥상에는 유일무이 '보물'(국보급)수준의 향입니다. 초여름에는 식재료가 풍성한 편이라서 으뜸인 향을 가졌지만 그리 부각되지않지만, 겨울에는 식재료가 부족한터라 더 눈부십니다.
그래서, 산나물은 나물찬으로 먹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나물밥으로 챙겼습니다.
아오~~~~ 너무 맛있습니다. 밥알 하나하나에 스면 산나물향! 초여름 산내음이 팡팡팡 터지는듯합니다.
저는 이래서, '산나물'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래서 '산'을 너무 사랑합니다.
수천년을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우리들곁에 '산나물'이 이리 귀한 맛을 내주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우리네 산들이 병들지않고 오래도록 내어줄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산나물은 이런 간절한 소망 하나씩 하나씩 가슴에 담게해줍니다.
뭐,초여름에 준비못했다고 아쉬워하실 필요 전혀없습니다.
'산나물'이 귀한 식재료임을 마음에 담으면 되고, '말린나물'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마음에 담으면 가장 귀중한 식재료를 이미 간직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올 늦봄초여름에 '산나물' 같이 잘 챙겨보자구요.
밥알에 스민 산나물향이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밥이 초록빛깔로 변했는데, 그 변한 색만큼 향이 밥알에 스몄어요.
밥알하나하나에서 톡톡 팡팡 스며오는 그맛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겨울에 먹는것이라 더 짙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느 향좋은 말린나물이 따라올수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마치, 초여름 산속 싱그러운 풀내가 코끝으로 달려오는 듯 합니다.
김치와 돌김구이만 곁들였는데, 사실 비빔장없이도 그냥 먹어도 너무 맛있습니다.
아~~ 진짜, 산나물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제가 미울지도 몰라요. 식탐대방출입니다~~)
산나물밥
재료: 말린 산나물 모듬 적당량, 불린쌀2컵반 (잡곡 1/3분량곁들임)
나물밑간: 국간장1큰술, 들기름1큰술
밥물: 쌀과 동량
비빔장: 양조간장1큰술, 참기름1큰술, 대파적당량, 당근약간
겨울에 먹는 산나물밥은요,
말린 산나물을 끓는물에 삶아낸후 밑간해 불린쌀과 함께 냄비밥을 하면 됩니다.
※냄비밥을 할줄 알면, 맛난 나물밥은 거져먹습니다.
능숙해지시길. 그래서, 신비한 나물밥의 매력에 빠지시길.
㈎ 준비
㉠말린 산나물 끓는물에 삶기
-말린산나물은 잎나물이 많으므로, 팔팔끓는물에 5분내외로 삶아준후 불을 끄고 뚜껑덮어 그대로 식힙니다.
-직접 말렸을경우는 굳이 헹구지않고 그대로 건져서 물기만 슬쩍 짜서 밑간하면 되고,
말린산나물을 구입했다면 헹궈 물기 슬쩍 짜서 밑간하면 됩니다.
-물기를 슬쩍 짜는 이유는 '향'을 빼앗기지않기 위함이니 손에 살짝 쥔다정도로만 빼시길.
㉡삶은나물 밑간하기
-나물밥에서 나물밑간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김 식으면, 물기 슬쩍 짜서 '국간장'과 '들기름'에 밑간해줍니다.
㉢쌀 불리기
-쌀알이 하얗게 될때까지 불려줍니다. 대략 20분정도.
-평상시 먹던 잡곡밥으로 하면 됩니다.
㈏ 밥하기
㉠불린쌀을 냄비에 담고, 그위에 밑간한 나물 소복하게 얹습니다.
㉡밥물을 쌀량과 동량으로 잡고 그위에 부어줍니다.
㉢중불에서 시작한후, 바글바글 끓는소리가 나면 약불로 줄여 밥을 합니다.
㉣밥 익은내가 올라오면, 위아래로 뒤섞어주고, 5분내외로 뜸을 들여줍니다.
㈐ 비빔장만들기
-밥하는 동안 비빔장은 만들어둡니다.
-취향따라, 또는 나물종류에 따라 간장양념장, 된장양념장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된장비빔장은 막장으로 주로 만들거나 된장을 볶아 묽게 끓여내기도 합니다. 강된장 비슷합니다.
작년 늦봄 대략 5월중하순쯤에 말린듯 해요. 정말 푸릇푸릇하게 잘 말렸죠? 서늘하고 바람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면 초록빛깔이 그대로 담겨집니다.
먼저, 물을 팔팔 끓여놓습니다.
쌀은 20여분정도 불려놓습니다.
(저는 아침밥으로 나물밥을 주로 해먹는데요. 전날 나물손질은 다 해놓고 밑간만해서 밥을 하면 아주 수월합니다. 참조)
말린 잎나물같은경우는 손질이 무진장 쉽습니다. 팔팔 끓는물에 퐁당 담갔다가 젓가락으로 슬슬 휘저어주고 들었다 놨다해주면서 풀어주다가 말린나물이 노곤노곤 부드러워지면 (센불에서 5분정도면 되요), 불끄고 뚜껑덮어 그대로 식혀둡니다.
물에 삶기만했는데, 산나물향이 온통 퍼집니다. 짙은 향은 물론이요. 삶은물안에도 짙은 녹음이 한가득이여요.
물에 다 빠져나가는듯해서 얼렁 건져서 슬짝 짜준후 도마위에서 1센치가량 썰어주었습니다.
(길쭉해도 상관은 없는데, 먹기 수월하게 썰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국간장과 들기름에 조물조물 버무려 놓습니다.
불려진쌀을 물기빼서 냄비에 담습니다. 그리고, 밑간한 나물 얹어줍니다.
밥물 쌀과 동량으로 부어주고 (헛개열매끓인물을 넣었습니다.) 뚜껑덮고 밥을 합니다.
산나물향이 팡팡팡 밥내가 팡팡팡 퍼지면, 뚜껑열고 위아래로 뒤섞어줍니다.
그리고 뜸들이기를 시작합니다. 대략 5분내외면 됩니다.
밥하는 동안, 비빔장을 만듭니다. 만만한 대파, 당근약간넣고 양조간장, 참기름, 통깨 넣고 섞어놓습니다.
밥이 다되었습니다.
자~~
판벌려봅니다.
아~~~~ 둘이먹다 한사람이 어찌되어도 모른다는 말은 아마도 이밥상이 아닌가싶습니다.
이런 맛있는 기억이, 또 봄을 부지런하게 움직이게 만듭니다. 봄에 말려두지않는다면 어찌 맛볼수 있겠나요?
기꺼이 봄에 바지런떨며 말려내기를 하는이유, 바로 이 맛때문입니다.
봄을 부르는, 봄을 밥상에 끌어내는 그 마력때문입니다.
향이 좋은 산나물을 이리 사랑하다보면, 향을 잃은 산나물을 만날때만큼 안타까운것 없습니다.
향좋은 나물이 향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것과 같다는걸 제철찾기여정에서 배웠습니다.
유명해진 취나물, 곤드레나물은 향이 아주 좋은 나물이였는데, 점점점 향을 잃어갑니다. 그리고 이를 이어 대중적재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여러 산나물들이 이길따라 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찌나 속상한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산나물을 비료와 농약으로 떡칠해서 키우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고해서 마음이 무너집니다.
산나물을 억지로 철 어기며 적합하지않는 토양에서 대량으로 키우니,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탁해 키우게 된것입니다.
산나물이라 해서 마냥 좋은 식재료라 여기면 안되는 이유, 어떻게 키워내는가가 더 중요한 까닭입니다.
당연히, 산나물을 산나물답게 재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겨울에는 말린산나물로 봄을 그리워하고, 봄을 애타게 불러보는 밥상을 차려내는 것이 겨울나기의 또다른 제맛이 아닐까싶습니다.
제 식탐방출에 무척 힘겨운 글읽기였지요?
무엇보다 '말린나물'에 대한 사랑이 무럭무럭 꿈틀꿈틀, 몽글몽글 자라나길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말린나물이 주는 특별함. 소중함을 한껏 배우고 채우는 겨울나기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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