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 열여섯번째, 말린 참취나물입니다.
묵나물이 겨울찬으로 굳건하게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담고 있습니다.
묵나물이라함은 원래 태생부터 제철에 말렸다가 겨울부터 봄까지 먹는 나물입니다. 그러함에도 워낙 식재료들이 뒤죽박죽 철모르게 나오다보니 묵나물이 만들어지는 시기도 뒤죽박죽되고 또, 묵나물을 먹는시기도 아무때고 먹곤해왔습니다.
하지만, 철을 지켜 먹는일은 식재료를 건강하게 먹는일과 밀접합니다. 당연히 건강하게 키우는일과도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재료 저마다 자기철이 있는데, 그건 특성과 같고 본성과 같은 것입니다. 그것을 지켜주는일은 맛과 영양을 고스란히 지켜주는 일이고, 자연에 거스르지않고 온전하게 클수있게 해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철을 모르고 키울땐 본성에 어긋나기때문에 더 많이 농약과 비료를 주어 키워야합니다. 허약하기때문입니다. 그러니 철모르게 키워지는 것들을 마냥 기쁘게 볼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철모르는 식재료들은 허약함의 상징이며, 우리사회가 건강하게 키워내고 있지 못하다는 증표이기도 합니다.
말린나물도 먹는 철이 있습니다. 그건 말리는 철이 있듯이 먹는 철이 따로 있습니다. 식재료마다 특성에 맞게 제철에 꼬박 말려두었다가 겨울부터 초봄까지 알뜰하게 먹는 것입니다. 겨울철에는 하우스재배가 워낙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다보나 묵나물 생각을 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철을 사랑하고 제철식재료를 챙겨먹고프다면, 겨울에 하우스재배는 조금 줄이고, 묵나물로 겨울철을 나는것이 훨씬 지혜로운 식문화라고 판단합니다. 현재, 겨울에 나오는 채소들은 대부분이 하우스재배이고, 노지재배는 따뜻한 남쪽지방(제주도 포함)에서 조달하는 것인데, 그것들은 엄격하게 말하면 봄철식재료를 앞당겨서(개량해서 겨울에) 내놓는 식재료들입니다. 그러니, 현재 겨울채소라 불리우는 것들은 초봄쯤에 먹는것이 영양상이나 맛에서는 더 나을듯 해요.
겨울에는 오히려, 묵나물을 더 많이 사랑하고 즐겨먹는 것이 계절을 앞당기는 일을 줄이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취나물은 대표적인 산나물이지만, 이제는 대표적인 밭나물작물로 전락되어 초봄부터 장터에 가면 나옵니다.
대량재배에 성공하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키워내는통에 향이 좋고 나물중에는 으뜸이나 불리우는 취나물이 향과 식감을 완전하게 잃었습니다. 어찌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거기다가, 산나물재배하는 분들에게 들으니, 대량재배에 목을 매다보니 농약도 심심찮게 뿌린다고 하니. 가슴을 칠 노릇입니다. 산나물은 산에서 크는터라 거칠게 키워집니다. 거친환경과 토양이 산나물을 산나물답게 만들어주고 산나물이 가진 향과 식감을 온전하게 가질수 있게 만들어냅니다. 그방향에서 산나물을 키워내는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산나물이라 이름을 당당하게 붙일수 있는것 아닐까요? 우리가 산나물을 사랑하는 이유이니까요.
취나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것보다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유명한 곰취, 미역맛이 나는 미역취, 개미취, 병풍취, 단풍취 수리취 등등 수십종에 이릅니다. 그중 단연 으뜸은 '참취'입니다. 참취는 향이 너무 좋습니다. 거친듯한 모양새인데 식감은 참으로 부드럽습니다.
참취의 제맛을 배운지는 몇해 안됩니다. 그간 장터에서 초봄이나 한창 무르익은 봄날에 먹은 것으로 취나물맛이려니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였습니다. 참취는 늦봄, 초여름이 제철입니다. 이때 나오는 참취가 제맛,제향, 제식감을 가졌습니다.
그것을 안뒤부터는 산나물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산나물도 철잃은 식재료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가슴을 쳤고, 또 많이도 아파했습니다. 산나물이 산나물다워지는일이 꼭 사람이 사람다워지는일 같이 느껴지는 그런 시간들이였습니다.
참취가 얼마나 맛있는 산나물인지를 배운지가 그러니깐 몇해 안되는데, 그 어느날 운악산 산행후에 들머리에서 직접 캐서 판매하는 할머님께서 파신 산참취를 먹어보곤 반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취나물과는 너무 다른맛에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취나물은 재배나물이였던거여요. 줄기도 굵직하고 잎도 엄청 컸습니다. 까칠까칠한 느낌도 있었구요. 어떻게 보관하느냐고 물었죠. 할머님은 가장 맛있게 먹는 보관방법은 데쳐 냉동했다가 먹으라고 하셨죠. 당연히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한여름에 꺼내 먹어도, 한겨울에 꺼내 먹어도 그식감 그향 그대로였습니다. 최고라고 칭찬할만한 보관법이였습니다. 다만 아쉽다면 '냉동'방법이 그다지 좋은보관방법이 아닌듯해서, 또 열심히 짱구굴려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초여름에 구입해서 여름용(여름에 먹을양)으로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말려서 겨울에 맛보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워낙 냉동보관이 맛과 식감이 우수해서 사실 말린생각을 그전에는 안했는데, 말려먹는 방법이 가장 에너지낭비없이 좋으니깐 또 말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꺼내 맛을 보았습니다.
또 깜짝 놀랍니다. 물론, 냉동보관했다 해동없이 조리해서 먹으면 바로 늦봄, 초여름에 캔 참취를 맛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만듭니다. 그것보다야 살짝 모자라지만, 어찌나 맛있는지 부들부들 향긋향긋 입에 착착 감기며 살살 녹는맛이 정말 최고입니다.
역시, 참취는 초여름에 나온 것이 최고!입니다. 말려도, 냉동해도 짱! 당연히 제철인 늦봄과 초여름에 먹어도 짱!이죠.
조만간 2016년봄식재료도 정돈도 하나씩 할터인데요. 이른봄부터 나오는 산나물(재배산나물, 하우스 산나물)은 좀 자제하고 초여름쯤에 나오는 산나물로 꼭! 챙겨드세요! 산나물이 가진 독특한 향과 풍미. 그것을 잃지않아야 산의 영양을 온전하게 먹을수 있어요. 그래야 산나물이구요.
산나물도 이름만 산나물, 무늬만 산나물이 많습니다. 청정식재료라 여기는 산나물 마저 이리되었으니 우리나라 식재료생산풍토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는 더이상 설명하지않아도 될듯합니다. 산나물 하나도 산나물다운지를 따져야하는..서글픈 먹거리문화입니다.
우리가 '돈'에 무너져 괴물이 되지않으려고 하면, 식재료들도 자기 본연의 색깔과 맛과 영양을 찾을수 있을까요?
제철찾기를 하면서 끊임없이 되묻고 물었던 질문입니다. 묵나물을 먹는 이시점에도 또 묻네요.
그건, 취나물같이 멋들어진 산나물이 제맛을 잃지않기를 간절하게 바라기때문입니다.
말렸다가 팔팔 끓는물에 살짝 삶아내기만했는데, 햇나물처럼 곱죠? 제눈에만 그런가요?
참취는 줄기하나하나가 굵직해요. 잎도 넓직하구요. 향은 진하디 진합니다. 그 진한향이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참'취라 명예로운 이름도 턱하니 주어졌지요. 향에 취해서 취나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나물입니다.
작년 늦봄과 초여름에 그 향에 빠져, 반해 너무나 향긋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겨울에 이렇게 다시 느껴봅니다.
이리 멋진 나물이 우리에게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그 축복을 누리는 겨울은 너무나 향긋합니다.
혹여, 못말렸다면 올 늦봄과 초여름에 산나물이 쏟아지는 그날에 우리 또 열심히 말려요. 그리고 또 겨울을 기다려보는거죠.
보기만해도 촉촉촉 그 느낌이 오지요? 입안에서 취향이 톡톡톡 터져요. 생참취는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코끝에서부터 향이 찌릅니다. 향이 진하게 혀끝에 느껴지다 못해 쌉싸래함까지 전해져옵니다. 그 생참취향이 온머리를 돌아다닙니다.
산나물과 토종식재료는 우리가 앞으로 가장 귀중하게 지켜내야하는 식재료입니다. 이세상에 그어떤 음식이 요란하게 설치고 나부껴도 '산나물과 토종식재료'의 가치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입니다. 그 가치를 지켜내고 아껴내는 우리가 꼭!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산나물과 토종식재료'가 풍성하게 자랄수 있는 환경과 구조. 그것만 갖춘다면 먹는것에 대한 걱정은 붙들어매도 되지않을까?
너무 근사한 나물입니다. 꼭! 늦봄과 초여름에 구입해 말려두세요! 겨울밥상이 근사해집니다.
말린 참취나물
재료: 삶은 말린 참취나물 크게 두줌
밑간: 국간장1과1/2큰술,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
양념: 들기름1큰술, 다시마우려끓인물1컵
말린 참취나물은요,
팔팔 끓는물에 삶아낸후 물기 꼭 짜서 밑간해준후 팬에 육수약간넣고 살짝 조리듯 볶아내면 됩니다.
우선, 손질법은 잎나물인지라 팔팔 끓인물에 바로 넣고 5분정도 삶아줍니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그대로 식혀둔후 (직접 말렸다면) 헹구지않고 물기를 꼭 짜줍니다. 구입했다면 흙이 의외로 많이 있을수 있기때문에 깨끗하게 물에 헹궈야 합니다.
조리법은 기본 손질만 잘 되었다면 사실 그대로 밑간해서 먹어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조금더 촉촉하고 구수하게 먹고프다면 들기름에 볶거나 육수붓고 들깨가루에 살짝 조려주어도 됩니다. 취향껏 즐기면 되겠습니다.
작년 초여름에 직거래장터에서 구입한 참취를 말렸습니다. 당연히 절반은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한여름에 꺼내 나물과 나물밥으로 향긋하게 챙겨먹었고요. 한덩이는 남겨두고 겨울에 맛볼려고 해놨죠. 그건 조만간. 먹게될껄요?
잘 말렸죠? 푸른빛이 보이나요? 잎나물은 끓는물에 소금 살짝 넣고 데쳐서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야 푸른색이 그대로 있어요. 보기만해도 왜이리 어여쁠까요? 제가 너무 사랑하나봐요.
물을 팔팔 끓입니다. 그리고 적당량 말린나물을 넣어줍니다.
넣자마자 푸른빛을 내면서 원래 모양대로 확 피였습니다.
한 5분정도 삶아줍니다. 그리고 불을 끄고 뚜껑덮고 그대로 식혀주었습니다.
오통통하게 잘 불려졌습니다.
저는 헹구지않았습니다. 취향이 달아나는 것이 싫어서요.
그대로 물기꽉 짜서 쫑쫑 먹기좋게 썰었습니다.
그리고, 국간장1과1/2큰술,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렸습니다.
(아시죠? 묵나물과 들기름은 환상궁합이란거. 산나물과 들기름도 환상짝꿍)
이대로 먹어도 아주 맛있습니다.
조금더 촉촉하게 부들부들하게 먹고프다면 팬에 육수넣고 살짝 조려주면 되요.
팬에 밑간한 나물넣고 들기름1큰술 넉넉히 붓고 다시마우려끓인물1컵을 붓습니다.
그리고 센불에서 후다락 조리듯이 볶아냅니다. 수분이 촉촉하게 머금었으면 대파약간넣고 통깨뿌려 마무리~
더 구수하게 먹고프다면 들깨가루를 육수와 함께 붓고 조려주면 됩니다. 참조~
자~
그릇에 담습니다.
촉촉하게 입에 착참 감기며 톡톡 퍼지는 취향. 그것이 말린 참취나물의 맛입니다.
겨울에 이런나물을 맛본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축복입니다. 초여름에 부지런떨며 말린보람이 한가득 안겨옵니다.
올 초여름에도 '산나물'을 온몸으로 사랑해주리라! 굳건하게 다짐 또 다짐합니다.
요즘 한판에 겨울채소(하우스채소)값이 올랐다고 하던데, 묵나물은 그런 영향을 전혀받지않습니다. 멋있죠?
한파에 장을 보러나가지않아도 되고요. 거기다가 향과 식감도 영양도 뛰어나니 겨울에 이어찌 사랑안할수 있단말인가요?
우리, 산나물이 가장 제맛을 갖추는 초여름 제철에 더 세심하게 부지럼떨어서 근사한 겨울을 준비해보자구요.
그런 마음만 한가득 채워져도 올 한해가 기대되지않아요?
부들부들 촉촉하고 근사한 향을 가진 말린 참취나물이 우리들 겨울밥상에 근사한 일상찬으로 굳건하게 자리잡길 바랍니다.
그 누구의 집에도 겨울밥상에는 언제나 두둑하게 풍성하게 차려지는 찬이 되길 바래봅니다.
소박하면서도 근사한 묵나물.
음력대보름에만 사랑하지말고 겨울내내 아낌없이 사랑해주자구요.
더불어, 나물을 말리는 시간도 소중히 만들어보자구요.
<더보기1> 묵나물
<더보기2> 겨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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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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