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에 꼭 챙겨야할 찬 첫번째, 가지말랭이볶음입니다.
요즘 한창 때아닌 '말리기'에 폭 빠졌습니다. 하나는 비가없고 불볕이라 그러한 것이고, 또하나는 여름식재료외에 다른 식재료들은 현재 작황이 너무 않좋기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여름식재료들 마저, 제속도보다 빨리 익고 있는터라 갈무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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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올 늦여름은 여름식재료를 말려서 초가을식단으로 차릴려고 마음을 먹었기에, 빨리 할수 있었습니다.
몇해 초가을식재료가 턱없이 부실한걸 목격해서 여름식재료로 잘 꾸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까닭도 있고 올 늦여름더위가 너무 심하다보니 장터에서 여름식재료들이 벌써 갈무리가 되고 있는것을 보니 답답해서 부지런떨면서 작은 창에 기대여 짬짬이 말려내고 있습니다.
호박은 다행히 집앞 식당에서 키워서 내다파는 통에, 오며가며 사다가 말려대고 있고, 가지는 장터에 가야 사는데 이번 장터에서 사온 걸 몽땅 말려버렸습니다. 지난번 장터에서 사온것 2개만 미리 말려두기를 했는데 잘 말려서 이번 요리에 사용합니다.
여름식재료는 매운붉은고추만 간혹 말리고 호박정도만 겨울에 먹을양으로 갈무리를 하였는데, 초가을식단이 아무래도 걱정이되어 또, 이래저래 실험?삼아 말리기를 하다 아예 '말리기'를 초가을식단 준비용으로 단단히 마음먹고 하고 있습니다.
가지같은경우는 말리기는 올해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 또 날이 얼만큼 받쳐줄지도 궁금했는데, 역시 불볕. 지글지글 자글자글 타들어갈만한 불볕은 '말리기'에는 짱! 좋은날입니다. 지난주까지는 간혹 '소나기'가 내려 말리기가 언제 비가 올지몰라 (기상센터도 모르는데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하늘만 쳐다보기를 엄청 많이했네요.
첨단장비도 갖추지않은 제가 코와 눈을 최대한 이용해서 비냄새, 구름상태 등등을 보면서 말리기를 했다니깐요.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비가 거의 안왔습니다. 신경쓰지않아도 될만큼 짱짱하게 볕이 들어서 혹여 '말려지기'가 아니라 '쪄지는거'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더 많습니다.
'말리기'를 신경써서 몇주 하다보니 방법도 다양해졌습니다. 예년같으면 이른아침에 퉁퉁 썰어 말렸는데, 이번에는 저녁 밤도 무진장 덥기때문에 저녁에 썰어 꾸덕하게 말린후 아침볕에 짱짱하게 말리니 더 빨리 마르는듯 하더이다.
그리고 비가 오거나 혹은 비가 올듯하면 안에 들여다 놓거나 반건조로 요리하면 될듯합니다.
(습기를 한번 머금으면 수습이 잘 안되는 듯해요. 그럴땐 너무 신경쓰지말고 바로 요리해버리세요!)
가지는 수분이 대부분인데 말리니 정말 볼품이 없이 빠싹 마르더만요. 작은가지라서 (손안에 쏘옥 들어오는크기) 반만 가르고 길쭉하게 썰어서 말렸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마릅니다. 말리기도 이전에는 몰랐는데, 주로 잎나물(산나물)을 말리다보니 툴툴 널어말리면 되겠거니 했는데, 열매채소는 말리기가 잎채소와 다릅니다. 열매채소는 과육이 두껍기때문에 차곡차곡 널어주어야 하고 또 앞면이 마르면 뒷면으로 뒤집어 주기를 잘해야 합니다. 그러면 빨리 마르기도 하고 모양도 어여뻐집니다.
올 늦여름은 조금 특별합니다. 이렇게 초가을식단을 예비하는 중이라서 그러한것인데요. 겨울에만 챙겨먹던 말린나물들을 그계절갈무리에 같이 먹는것이라 더더욱 특별합니다. 이과정이 잘 자리잡아 매해 잘 준비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일껍니다. 가지는 그래서 두근 두근. 어떤맛일꼬.
우와~~ 기대이상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쫄깃한 식감도 (먹기에) 아주 좋아 양념만 잘해내면 여러가지 응용요리도 많이 나올수 있을듯 합니다. 당연히, 잘 말려야쥐 하는 마음이 더 불끈! 솟았지요.
늦더위에 몸과 맘이 한창 지쳐있는데 너무 반갑고 든든한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강추합니다. 지금 만만하게 말려 만만한 찬으로 꼭! 챙기시길 강력하게 권합니다!
작은가지 2개로 말린것이라 양이 정말 작았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밑간도 국간장과 들기름으로 하고 볶을때 물 적당량넣고 살짝 볶아주다가 맛을 보니 너무 맛있었습니다. 여기에 단맛도 살짝 추가하니 더 맛있었습니다. (왜간장-양조간장으로 하면 너무 시커멓게 되요)
가지말랭이 볶음
재료: 가지말랭이 크게 한줌 반, 조선대파약간
밑간: 국간장2작은술,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
양념: 들기름 약간, 물1/2컵, 비정제설탕2작은술
가지말랭이 볶음은요,
가지만 잘 말려주기만 하면 사실 거져 먹는 음식입니다. 늦여름에 저렴하고 풍성한 가지 듬뿍 사다가 볕에 짱짱하게 말려내면 됩니다. 써는 방법이 다양한데요. 가지크기에 따라 말리기에 좋은 써는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작은가지일경우는 반만 길쭉하게 가른후 껍질이 골고루 썰려지게 퉁퉁 썰어내 나란히 펼쳐서 말려주다가 꼬득꼬득해지면 뒤집어주면 됩니다. 볕의 양, 바람의 양에 따라 마르는 속도는 천차만별입니다. 중간에 날이 흐려지면 말리기를 그만두고 반건조로 챙겨먹으면 됩니다. 저녁나절에 널어두었다가 아침볕에 말려도 아주 좋습니다.
당연히, 비가 오는지 안오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날을 샅샅이 살피겠습니까? 말리기를 해야 그나마 바람소리, 볕이 머무는시간, 하늘구름의 상태등등 계절의 감각을 배우는 거죠. 그리 여기면 맘이 훨씬 편해집니다. 아자! (물론, 빨랫감때문에 살피기는 허지만)
바싹 잘 말랐으면, 한번 먹을량만큼 밀폐봉지에 담아 보관합니다.
잘 마른 가지말랭이는 30분정도 불려주면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보다는 불려진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먹기에 좋은 식감으로 불려졌으면 물기 꽉 짜서 볼에 담고 밑간을 해줍니다.
밑간은 '국간장'과 '들기름'입니다. 양조간장으로 해도 상관은 없지만, 너무 까매져서 볼품이 더 없어집니다. 참조
물이나 준비된 육수를 넣고 수분이 사라질때까지 볶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때! 조금 달큰한 맛을 원하면 단맛양념을 조금 넣어주면 더 맛나게 챙겨먹을수 있습니다. 단맛없이도 깔끔하니 괜찮습니다. 취향껏!
장터에 오랬만에 갔는데(10일만에) 역시 여름장터는 더더더 덥습니다. 후덥지근한데다가 돌아다니려니 땀이 소나기 오듯 흘러내립니다. 이런데도. 식재료를 장터에서만 구입하는터라 저는 불만이없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우직하게 장터가서 사옵니다. 당연히 여름채소들을 잘 챙겨옵니다. 작고 아담한 크기의 가지는 갓따와 파시기 때문에 끝부분에 가시도 많아 따갑습니다. 몇주전만해도 5개정도만 놓고 파셨는데, 이번에는 예닐곱개는 너끈히 주시네요.
말리면 부피가 줄어드니 얼마 안될듯하여, 사온 2000원어치 몽땅 말렸습니다. 다음 장에는 4천원어치 사다 넉넉하게 말려야 겠어요. (너무 맛있어서요.)
길이가 아주 짧고 작은 가지라서 길쭉하게 반가른후 퉁퉁퉁 썰어서 가지런히 널어 말렸습니다.
그리고 한쪽이 꾸덕꾸덕해지자 뒷면으로 뒤집어 주었습니다. 금새 빠싹 마릅니다. 호박보다 훨씬 빨리 마르는듯합니다.
지금 한창 이것 저것 말리기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리는 족족 보관팩에 담았습니다.
이번에 요리에 사용한 가지말랭이는 지난번 가지깨보숭이무침할때 사온 가지 중 2개만 실험삼아 말린 것으로 먼저 맛을 봅니다. 작은가지2개 분량이라 많지는 않지만 '맛'을 보기에는 그만인라서 저녁찬으로 후다닥 준비해봅니다.
불리기만 하면, 나머지는 순식간에 만들어집니다. '후다닥 찬'입니다.
물을 부어 불려줍니다. 대략 30분정도인듯한데 만져보니 말랑말랑합니다. 딱딱하게 만져지는 것이 없으니 잘 불려졌습니다. 물기 꽉 짜서 볼에 담습니다. 말린것을 불릴때는 먼저 물에 한번 헹궈준후 물을 적당량 부어 불리는 것이 좋습니다.
말린나물은 밑간이 항상 중요합니다. '국간장'과 '들기름'이 만만한 밑간양념입니다.
말린나물과 들기름은 조합이 아주 좋습니다. 영양적인면에서도 좋고 식감을 부드럽고 고소한 맛까지 더해져서 말린나물이 가진 부족한 식감과 맛을 더해줍니다.
다진마늘 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쳐놓은뒤, 팬에 붓고 물 1/2컵을 부어주고 살짝 조리듯 볶아줍니다.
이때 맛을 보고 추가간을 합니다. 아주 맛있습니다. 맛은 깔끔하고 식감은 쫄깃하니 좋습니다. 여기에 설탕약간을 추가해 맛을 봤더니 더 맛있더군요. 설탕대신 조청을 넣어줘도 근사할듯 합니다.
제가 생가지볶음할때 들기름과 조청으로 맛을 내곤했는데, 생가지는 양조간장으로 맛을 낸다면, 말린가지는 국간장으로 한것인데 식감때문인지 아주 맛있습니다. 꼭! 챙겨 맛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생가지보다 더 좋아하실지도 모릅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어머머~~~ 우아아아!! 가지말랭이 정말 맛있네요! 물론 양념덕이 큰듯하기도 하지만, 말린덕이 더더더 큽니다.
요거 요거 늦여름 초가을밥상에 요물단지 되겠습니다.
맛보며 드는 생각은 말린나물로 잡채를 해도 되겠는걸? 또는 당면과 함께 볶아내줘도 근사할듯한데?
불고기랑 곁들여도 아주 괜찮겠고..흠.. 이것저것 마구 떠올랐습니다.
아직 말려놓은것이 상상한 요리들을 다 채워줄지가 문제입니다. 얼렁 부지런히 말려야겠습니다.
한여름 식재료로 늦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초가을 이르게 수확하는 작물은 더 상태가 나쁠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한여름재료 잘 갈무리하면서 그것으로 식단은 꾸린다면, 요란한 '물가인상'말에 심란해하지않으면서 차분하게 밥상을 차릴수 있습니다. 또,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니 말려두기에 딱! 입니다.
늦여름 이르게 말리기를 해서, 덕분에 지금 별 걱정없이 무척이나 편리하게 밥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물론, 말리기에 좋은날인가 아닌가로 매일 고민한다는 것 빼고는요)
어쨌든, 얼렁 서두르셔서 맛나고 요리하기 간단하고, 든든해지는 '여름식재료 말리기(갈무리)' 잘 해내시길 바래봅니다.
요번에 이렇게 늦여름식단을 짜내면, 매해 초가을은 아주 든든해지리라 여겨집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음식은 습관을 만드는 일인거 같습니다.
좋은 습관을 하나씩 하나씩 채우다보면 그것이 내살이 되고 피가 되고 뼈가되는 소중한 삶가꾸기 그 하나라고.
음식을 차리고 만들고 먹는다는 건. 이런 것이라고 우리, 하나씩 이런 소중함을 채우는 늦여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최근 늦여름 자료 만들었습니다. 참조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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