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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봄중턱

간단하고 맛있는 봄찬10, 자연산 머위순 나물~

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열번째, 자연산 머위순 무침입니다.

봄찬은 나물찬이 많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맘껏 봄맛을 즐길수 있어서 더더욱 기분좋은 찬들입니다. 봄나물은 여러가지 특성이 많은데요. 세부적으로 나누면, 봄을 여는 나물, 봄볕에 돋아난 새싹(순), 봄볕에 성장한 나물들이 있습니다. 워낙 봄나물을 뭉뚱그려 묶어놓고 또 4계절 난방 또는 냉방처리해서 키우다보니 봄나물의 섬세한 부분까지 잘 알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봄의 맛을 들여다보면, 초봄에 먹는 봄을 여는나물과 따뜻한 봄볕에 고개를 쑤욱 내미는 싹과 순, 그리고 봄볕에 무럭무럭 자란 나물들이 있습니다. 그 나물들은 모두 봄나물이지만, 각각 특색있게 맛과 영양,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차이를 배우면서 봄날을 보낸다면 제철음식이 정말 우월하고 소중하다는걸 피부로 느낄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계절의 속도랑 연관이 있습니다. 천천히 계절이 바뀌어가면서, 또는 그계절속으로 무르익어가는 속도를 식재료가 온몸으로 싸워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지게 됩니다. 이 미세한 차이가 보이기 시작하면 한계절이 얼마나 무수한 자기흐름을 가지고 차곡차곡 쌓여가는지를 볼수있습니다. 더불어, 제철식재료를 무한히 사랑하게 되는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나게 됩니다. 


그런 감각이 살아있는 음식을 우리가 좋아하고 또 즐겨먹을줄 안다면, 비록 우여곡절 많은 계절이지만 그 계절을 오롯이 즐기고 사랑하는 법 아니 삶을 더 소중히 여기지않을까 싶습니다. 


그시작을 봄부터 하는 건 어떨까요? 왜냐면, 봄만큼 섬세하게 식재료가 자라는 시기가 없습니다. 물론 계절마다 그 섬세함이 다르지만, 봄이 가장 섬세한 속도에 따라 식재료도 춤을 추면서 자랍니다. 그 장단에 우리봄밥상이 맞춰질수 있다면, 그 어느해의 봄밥상보다 눈부시게 살아숨쉬는 밥상이 되리라 그리여깁니다. 


머위순은 봄기운이 깃들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순을 내놓는 나물입니다. 또한 자라는 속도가 엄청 빨라 (그만큼 봄기운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른 나물) 금새 돌아서면 길쭉하게 대를 세우고 자라납니다. 너무 멋지죠? 

그래서, 머위순은 봄이 열리면 맛보는 나물이고 머위대는 봄이 무르익으면 먹기시작합니다. 물론, 순과 싹은 계속 틔우기때문에 무르익는 봄날에 꾸준하게 잘 챙겨먹으면 됩니다. 


머위순의 특징은 또 쌉싸래한 맛이 있습니다. 이 쌉싸래한 맛이 나른해지기 쉬운 몸이나 입맛을 잡아주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눈딱감고 먹는 나물이죠. 머위순을 한번 집어 먹으면 나머지 찬들이 죄다 맛있어집니다. 희한하죠? 


제가 개인적으로 쓴맛을 정말 잘 못먹습니다.(사실 거의 안먹습니다. 그래서 쓴맛이 나는 음식은 소개를 잘 못해줍니다.)

그런 저도 잘 먹는 나물이 머위순입니다. 제입맛에도 별반 어렵지않게 먹을수 있는 수준이니 즐겨 먹어도 되리라 그리 판단합니다.

또 머위순정도의 쓴맛은 봄철입맛을 잡아주는데 큰 역할을 하니 신경써서 챙겨먹는 것도 좋습니다. 



머위순인데 조금 줄기가 길쭉하더라구요. 우리가 보통 순이라고 했을때는 대략 10센치내외정도인데 워낙 머위가 잘 자라기때문에 순보다 더 자랐어도 그러려니하고 사오면 됩니다. 재배 머위순이 있고 자연산 머위순이 있는데요. 구별은 그다지 어렵지않습니다. 

재배 머위순은 연한 연두빛이고 줄기에 보랏빛이 없고 자연산 머위는 거칠게 짙은색에 줄기가 보랏빛입니다. 

쌉싸래한 맛이 좀더 강한것이 자연산입니다. 또 길이나 크기나 뒤죽박죽이라는 것도 특징이 되겠습니다. 


어떤것으로 선택해서 먹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봄날에는 좀더 자연스럽게 큰것을 즐기는것이 좋다는 건데요. 

파는 분이 적지않기때문에 만나기도 쉽습니다. (그만큼 머위가 우리나라땅 어디고 잘 자랍니다.)



▲머위순입니다. 엄청 이쁘죠? 어린순(싹)은 다 이쁜거같아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머위는 순부터 다 자란 줄기대, 잎, 꽃까지 다 챙겨먹는 식재료중 하나라서 아래사진에 줄기대도 담았습니다. 

워낙 잘자라기때문에 4월중순만 들어서도 줄기대를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같이 담았습니다. 


머위 뿐만아니라, 어린순부터 줄기, 열매까지 순차적으로 다 먹는 식재료들이 꽤나 많습니다. 

마늘같은 경우도 잎마늘(풋마늘), 마늘쫑(마늘꽃대)까지 마늘이 알차게 영글때까지 하나씩 하나씩 챙겨먹고요. (물론 이제는 종자를 달리해서 아예 마늘과 상관없이 재배하기도 합니다만.)

고추도 여린 풋고추부터 빨갛게 익은 홍고추까지 먹었던 거고, 호박도 여린호박(애호박)부터 늙은호박까지, 들깨도 깻잎(들깻잎)에서 들깨열매까지, 한 작물을 키워가며 여린순부터 줄기 그 열매까지 알뜰하게 챙겨먹었던 식재료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현재는 그 성장시기별로 종자개량 품종개량을 해서 아예 다른식재료로 분화되었기때문에  계절의 속도, 식재료성장속도에 맞추어 맛을 본다는 의미를 많이 잃었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한작물에서 키워내는 속도에 맞추어 먹는 일을 차분히 배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늘에서 뚝뚝 떨어져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계절의 속도를 빚으며 성장하는 그맛을 밥상에 담는일이 어찌보면 제철밥상의 또다른 이름이 아닐까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빼꼼히 고개만 내밀던 순이 이렇게 장대하게 큽니다. 이렇게 크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들지않는다고 하니 조만간 장터에서 만날수 있을 겁니다. 그럼 사다가 머위대로 시원한 요리를 해내면 더운 봄날을 한껏 날려버릴수 있습니다. 





여전히, 봄날내내 머위는 순을 내어놓을 것이기에, 장터에서 만나는 건 대단히 쉬운일입니다. 

봄이 온통 나른하게만 여겨진다면 반드시 챙겨야할 식재료 첫번째입니다. 나른한 몸과 입맛을 거뜬하게 잡아주는 멋진나물 머위순입니다. 꼭! 챙겨 몸이 어여 빨리 '봄'에 적응을 잘하도록 해주면 좋습니다. 







자연산 머위순 무침


재료: 데친 자연산 머위순 크게 한줌 반 

양념: 된장1큰술과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 , 통깨약간 


자연산 머위순 무침

머위순의 쓴맛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대한 결정만 내리면 됩니다.

쌉싸래한 맛을 조금 느끼며 먹는다면 들기름과 된장으로 맛을내면 되고, 쌉싸래한 맛을 조금 감추고 싶다면 고추장과 된장으로 맛을 내거나 새콤달콤하게 무쳐도 됩니다. 


나머지는 머위순줄기끝(뿌리부분)만 잘 손질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습니다. 

데칠때는 팔팔 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데쳐주면 되구요. 



봄에는 워낙 많은 나물을 만나고 그러다보니 데치는 일은 아주 쉬운일에 속합니다.

나물마다 데치는 방법이 약간씩 다른데요. 그건 나물과 친숙해지면 아무일도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물에 들어가 살짝 숨만 죽이는 건데요. 줄기가 굵거나 잎이 거칠거나 하다면 좀더 데치는 시간을 길게 갖는거고 여리여린 순이고 얇은줄기라면 담그자마자 건져내기도 해야합니다. 결국은 시간이라기 보다는 나물상태를 보고 나물이 뜨거운물에 살짝만 익혀질수 있도록 해주는 것. 요것이 기준이 되겠습니다. 


데친후에 찬물에 바로 헹궈내는 것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흐르는 물에 헹구면 더 좋구요. 그래야 더 익혀지지않고 찬온도에 식으면서 더 파랗고 더 아삭한 식감을 가질수 있게합니다. 


아주 소소한 별거아닌 조리법이지만, 데치는 시간과 찬물에 헹구는 방법을 놓치면 아무리 양념을 신경써도 나물맛을 잃게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별거아닌 것들'이 '별스런 것'들이 되게 만드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걸 새삼 알게되는 일입니다.



머위순이 조금 자란 것들이라면 줄기부분만 신경써서 젓가락으로 끓는물에 넣어주었다를 반복하면 되구요.

길이가 길쭉해도 여려서 속까지 금새 익습니다. 색감만 변하면 건져내면 됩니다. 

흐르는 찬물에 후다닥 씻어 채반에 옮겨놓습니다.




저는 머위순의 쓴맛을 싫어하지않기때문에 된장과 들기름양념을 선택했습니다. 

고추장과 된장을 반반씩넣고 무쳐도 되구요. 새코롬하게 무쳐도 됩니다. 쓴맛이 너무 거슬린다면 단맛양념을 살짝 추가해도 되구요. 

취향따라 맛은 조정하세요. 봄이 짧아졌다고해도 머위순을 여러번 먹을수는 있습니다. 다양하게 양념해서 이맛조맛을 보는것도 나쁘지않습니다. 


'들기름'은 제가 워낙 좋아하는 양념중 하나라서 '나물'양념에 절대 빠지지않습니다. 겨울철 내내는 묵나물양념으로 사용했고 봄에는 봄순과 산나물들을 무칠때 꼭 사용합니다. 취향이기도 하지만, 어울림이 너무 좋아서 그리합니다. 

봄날은 나물들과 친숙해지고 나물맛을 즐기는 계절이니 좋아하는 양념도 선택해서 맛보면 좋을듯 합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당연히 첫말은 '아이 쓰다' 이렇게 나옵니다. 첫입은 씁니다만 먹으면 먹을수록 중독됩니다. 

그리고 곁들인 찬들이 죄다 달콤하고 맛있어집니다. 그래서 봄철입맛을 잡아줄수 있나봅니다. 

평소보다 머위순무침이 올라오면 더 맛있게 밥을 먹게됩니다. 



얼마전에 집에있는 봄나물을 몽땅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데, 머위순도 넣었지요.

호호 머위순의 쌉싸래한 쓴맛이 훅하고 종종 올라오는데 더 맛있더군요. ㅎㅎ

사실, 쓴맛이 맛있다고 이야기하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머위순맛이 가진 매력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쌉싸래한 맛에 여타의 다른 봄맛을 더 즐길수 있게 해주는.. 그것이 머위순이 돋보이는 이유일껩니다. 



쌉싸래한 맛을 좋아한다면 맘껏 즐기면 좋을듯 하구요. 조금 싫어한다면 양념을 조금 달리해서 무쳐내서 먹어도 될듯하구요.

요정도 쌉싸래한맛은 꼭! 챙기시라고 강력하게 권합니다. 이정도에 익숙해야 뒤에 줄줄이 나오는 나무순의 쌉싸래한맛도 맘껏 즐길수 있거든요. 당연히 산나물도 마찬가지구요. 

봄맛을 즐기기위한 첫걸음이라 여기면 상당히 기분 좋지않아요?

이젠 제대로 봄이구나라고 알려주는 첫맛이기도 해요. 


다들 몸이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저도 한 며칠 나른노른해서 졸음과 싸우느라 낮시간에 엄청 힘들던데..

그럴때 머위순같은 쌉싸래한맛이 아주 좋아요. 확! 깨어나게 해주거든요. 


암튼, 무르익어가는 봄만큼이나 우리몸도 봄을 살아내는데 잘 적응해야 합니다. 

얼마전 봄의속도에 맞추어 봄식재료 자료도 정리했습니다. 참고하면 좋을듯 합니다. 

소개한 나물들로만 봄날을 채워도 '가공식품(공장제식품)' 하나도 없이 봄날을 거뜬하게 살아낼수 있습니다. 


식재료가 어여쁘게 자라는 이 멋진 봄날에 가공식품으로 밥상을 채우는건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일입니다.

그 어느계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봄만큼은 '가공식품'없이 밥상을 채우는 날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더보기1> 최근 주요글(봄철식재료 3번째 자료 만들었어요)  

☞2016년 봄철 식재료 정리3탄 ( 나무나물,산나물, 봄채소, 봄해산물)

2016년 봄철 식재료 정리 2탄 (봄볕받고 자라는 들나물과 봄채소, 해산물)

2016년 봄철 식재료정리 1탄 (늦겨울, 초봄)

[먹거리로 읽는 세상] - 봄주꾸미는 제철해산물일까?


<더보기2> 봄찬

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9, 도라지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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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6, 모자반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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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고 맛있는 봄찬4, 자연산 달래 짠지~

간단하고 맛있는 초봄찬3,파래김무침~

간단하고 맛있는 초봄찬 2,톳된장무침~

간단하고 맛있는 초봄찬1, 냉이초무침~



<더보기3> 참고하면 좋아요.

<어떻게 먹을것인가>3. 콩의해, 활바지락(중국산), 표고버섯 원산지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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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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